꾸밈 없는 뷰티가 온다, 뷰티 업계가 마주할 미래는?

미래풍경 2024 #4. 뷰티

2023.11.23

뷰티 산업도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길 누구보다 기다렸어요. 마스크가 생활화되고 재택 근무가 증가하면서 많은 여성이 화장을 할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일상이었던 뷰티 루틴이 사라졌으니 뷰티 업계가 타격을 받았을 수밖에요. 그렇다면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2023년의 뷰티 산업은 어땠을까요?


코로나19 팬데믹은 고통스러웠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의 싹이 생겨났어요. 피부와 위생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건강과 자기관리에 눈을 뜨게 되었죠. 색조 화장품의 매출 성장은 더뎌졌으나 스킨케어 제품과 심신의 안정을 돕는 에센셜 오일, 마사지 기구 등에선 유의미한 성장이 일어났어요. 게다가 온라인에서 화장품을 찾는 ‘손길’도 익숙해졌어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의 변화 중 일부가 산업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진 거예요.


그렇다면 2024년은 어떻게 될까요? 뷰티 산업은 이전까지와는 또 다른 문턱을 넘어서고 있어요. 기술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이 뷰티 업계의 도약을 이끌고 있죠. 뷰티 산업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시티호퍼스가 맥킨지(Mckinsey), 글로벌 리서치 기관 민텔(Mintel), 카메오칼리지(Cameo College), WGSN 등의 2024 뷰티 트렌드 보고서를 스터디해봤어요. 뷰티 산업의 미래풍경을 함께 둘러볼까요?


미래풍경 2024 #4. 뷰티 미리보기

 #1. 뉴로글로우(NeuroGlow): 마음의 피부까지 케어하는 화장품

 #2. AI와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오직 한 사람에 집중하다

 #3. 뷰티버설(Beautyversals): 미래의 소비자가 몰린 곳에 판을 깐다

 #4. 고도화된 심플함(Sophisticated Simplicity): 프리미엄 제품의 진격

 #5. 안티 웰니스(Anti-Wellness): 고농축된 뷰티 루틴

 뷰티 트렌드를 통해 생활을 읽다




#1. 뉴로글로우(NeuroGlow): 마음의 피부까지 케어하는 화장품

웰빙, 마인드풀니스, 힐링, 이너피스. 용어는 달라도 몸과 마음 건강의 조화를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삶에 스며든 건 오래전 일이에요. 2024년, 이제 이 흐름은 화장품을 향하고 있죠. 스트레스와 불안을 완화하고 스스로의 기분을 챙기는 일이 피부와 모발에 영향을 미치고, 궁극적으로 행복한 삶을 견인한다는 리서치 기관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어요.


민텔은 향후 심리피부과학(Psychodermatology)과 신경화장품(neurocosmetics)이 전 세계 소비자의 관심을 끌 것이라 전망해요. 두 가지는 ‘마음의 피부’가 실제 피부 건강과 연결된다는 이론이에요. 소비자가 몸으로 감각하고 느끼는 경험, 긍정적인 메시지를 통합한 제품이 정신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한 예로 미국의 헤어케어 브랜드 ‘크라운 어페어’는 헤어 브러시를 사용하는 동안 ‘명상적인 순간을 제공한다’는 포지셔닝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해요.


이런 심리적 웰빙과 육체적 웰빙의 연결을 민텔은 ‘뉴로글로우’ 트렌드라고 불러요. 뷰티 업계에서 뜨고 있는 대표적인 뉴로글로우 제품군은 휴식과 감각적 경험을 결합한 아로마테라피와 에센셜 오일, 콜라겐, 비타민, 항산화제와 같은 맞춤형 보조제, 스킨케어 요법 등이죠. 자기성찰의 기회를 주는 목욕, 자기관리를 위한 미용 기기도 넓게는 뉴로글로우의 영향권 안에서 더욱 큰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고요.


그러나 정신적, 육체적 건강 상태는 사람마다 달라요. 한 사람에게 통하는 뉴로글로우 화장품과 스킨케어 요법이 누구에게나 효과적으로 적용되리란 법은 없어요. 그래서 뷰티 브랜드들은 아름다움과 웰빙에 대해 보다 개인화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걸 강하게 인식하고 있어요.


이와 관련해 뷰티 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분야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통합 기술이에요. 기술의 힘을 빌려 뷰티 경험을 개인화하고, 웰빙 지표를 추적하며 가상 웰니스 상담을 제공하고자 하는 기업이 늘고 있죠. 그에 따라 기술을 담는 웨어러블 장치, 애플리케이션 또한 뷰티 산업의 확장을 이끌 동반자로 각광받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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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I와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오직 한 사람에 집중하다

AI와 뷰티의 만남은 더 이상 초미래적이거나, 소수의 얼리어답터만이 혹할 이야기가 아니에요.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이미 소비자의 71%가 쇼핑할 때 개인화된 경험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거든요. 이중 45%는 온라인에서 VR이나 AI 경험을 제공할 경우 구매 의향이 더 높다고 답했어요. 반면 개인화된 경험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75% 이상이 실망감을 느낄 것이라고 답했죠.


개인화된 경험이란,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내가 선호하는 제품을 추천해 주거나, AI 비서가 맞춤형 조언을 해주고, 가상으로 제품을 시험해볼 수 있는 대화형 경험 등을 뜻해요. ‘케이트’, ‘시세이도’의 가상 뷰티 공간에선 아바타로 분한 소비자가 메이크업을 하며 몰입형 경험을 느낄 수 있고, 뷰티 정보와 노하우도 함께 얻을 수 있죠.


보편적인 몰입형 경험 정도를 넘어서, 더 고도화된 개인화 경험을 제공하는 케이스도 있어요. 스킨케어 브랜드 ‘퓨어컬쳐뷰티’는 뷰티 전문가가 피부 상태, 유전 및 환경적 요인을 종합해 더 정교한 솔루션을 내주는 미국의 화장품 브랜드예요. 소비자가 자신의 피부 샘플을 면봉으로 채취해 보내면 전문가가 피부에서 흔히 발견되는 상위 10가지 미생물을 분석해, 개인에게 맞는 자사 제품을 추천해줘요.


그렇다면 이러한 기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는 어떨까요? 민텔의 조사에서 약 30%의 미국인이 DNA와 같은 생체 인식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된 초개인화 제품을 사용할 의향이 있고, 30%의 중국인은 인간보다 AI가 제안한 솔루션을 더 신뢰할 수 있다고 응답했어요. 소비자들도 기술에 대해 어느 정도는 신뢰하고 있는 거예요. 향후 미용 기기에 더욱 정교한 AI를 입히는 등의 혁신이 이뤄진다면, 소비자는 더욱 기술과 가까워질 수 있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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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뷰티버설(Beautyversals): 미래의 소비자가 몰린 곳에 판을 깐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2024에서 로레알이 기조 연설을 맡게 됐어요. 뷰티 회사 최초로요. 그 해의 가장 이슈가 되는 부문이 기조 연설을 맡는다는 측면에서 ‘뷰티 테크’의 성장성과 잠재력을 엿볼 수 있는 결정이었죠. 뷰티 테크 중에서 주목받고 있는 트렌드가 ‘뷰티버설’이에요. 가상 공간에서 뷰티를 경험하는 걸 의미하죠. WGSN은 새로운 뷰티 페르소나 ‘뷰티버설’이 메타버스상에 나타났으며, 이들이 뷰티 세계를 재편하고 있다고 진단해요.


뷰티버설이 유독 Z세대로 직결되는 이유가 있어요. 이들은 아바타를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여기고, 디지털 포모(FOMO)를 갖고 있으면서도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에요. 아름다워지는 것에 진심인 이들은 뷰티 경험에 있어서도 제약을 두지 않아요. 디지털에서 경험한 제품을 실제 제품과 동등하게 평가하며, 가상 인플루언서와 상호작용 하기를 선호하거든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뷰티 브랜드들이 가상 세계로 진출한 것도 뷰티버설을 촉진한 원인이 되었어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게임 또는 AR 회사와 제휴해 가상 세계에서 제품을 출시하는 브랜드가 급격하게 늘었죠. ‘나스’와 ‘디올 뷰티’는 아바타 전문 기업 제페토와 파트너십을 맺고 피지털 제품을 선보였고, ‘에스티 로더’, ‘맥’, ‘지방시’ 등도 가상 공간에 제품을 전시하고 나섰어요.


이에 대해 WGSN의 뷰티 디렉터 베르가는 “아바타 직접 판매는 새로운 소비자 직접 판매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해요. 대중이 메타버스의 위엄을 100% 체감하기는 아직 어렵지만, Z세대가 미래의 주요 소비자가 될 거란 점을 감안하면, 메타버스는 결코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현상이에요.


‘로레알’은 2018년 일찍이 안면인식 기술 회사인 ‘모디페이스’를 인수했어요. 이로써 그룹의 산하 34개 브랜드가 페이스북 등 디지털 환경에서 간편하게 다양한 색조 화장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죠. SNS를 통한 온라인 매출이 급증한 건 물론이고, 매장에 가상 메이크업 체험을 두면 고객과 직원의 대화량도 급격히 늘어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보고됐어요. 이 사례만 봐도 뷰티 기업이 신기술에 적극 뛰어드는 이유를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죠. 그곳에 미래의 소비자가 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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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고도화된 심플함(Sophisticated Simplicity): 프리미엄 제품의 진격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물가, 고금리로 경기가 침체되고 있지만, 뷰티 업계는 이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요. 화려한 패키지와 마케팅보다 효능과 기능성을 우선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왕 피부에 돈을 쓸 거라면 다소 비싼 제품이라도 투자할 의향이 충분하다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거든요.


이러한 현상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에요. 뷰티 업계에는 불문율 같은 공식이 있는데요. 경기가 불황이면 비교적 적은 돈으로 화려하게 변신할 수 있는 색조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졌어요. ‘립스틱 효과’라 부르죠.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서 대중의 인식이 급변했어요. 스킨케어, 천연 성분, 건강과 자기관리에 대한 니즈가 급증하기 시작한 거예요.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68%의 중국인은 특정 제품의 프리미엄 버전을, 비슷한 수치의 미국인 역시 가격에 상관없이 고품질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어요. 79%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소비자도 ‘더 높은 품질의 제품을 구입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답했죠. 그렇다고 경기 불황에 뷰티 제품에 대한 지출을 늘리기는 어려울테니, 다양한 제품보다 효능이 검증된 한두 가지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죠.


이런 현상을 두고 민텔은 ‘고도화된 심플함(Sophisticated Simplicity)’이라고 명명해요. 이에 따라 2024년에는 저렴함을 내세운 브랜드보다, 가격이 보다 높더라도 개인 맞춤형 제품과 확실한 효과를 제안하는 브랜드가 인기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요. 2024년에는 불황일 때 립스틱 효과가 생긴다는 뷰티 업계의 불문율에 수정이 필요할 지 지켜볼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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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안티 웰니스(Anti-Wellness): 고농축된 뷰티 루틴

시간과 노력을 들여 피부와 정신에 영양을 공급하는 웰니스 트렌드와는 대조적으로, 2024년 뷰티 산업에선 또 다른 트렌드가 목격되고 있어요. 시간을 절약하고 복잡성을 줄여주는 ‘안티 웰니스’ 트렌드예요. 웰니스 자체를 거부한다는 게 아니라, 웰니스를 위해 들이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것이 카메오칼리지가 분석한 안티 웰니스의 방점이에요.


안티 웰니스 트렌드의 가장 큰 원인은 편리함에 대한 욕구예요. 우리의 일상이 너무 바쁘니, 최소한의 노력으로 멀티태스킹이 가능하고 즉각적인 효과를 주는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어요. 이동 중에도 사용이 가능한 멀티밤, 휴대가 간편한 단일 용량 캡슐, 한 병에 강력한 성분을 담은 농축형 포뮬러. 그리고 최근 시티호퍼스에서 소개한 ‘요루’는 잠자는 동안 머릿결 관리를 해주는 기능으로 일본에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있어요.


혁신적인 다기능 제품도 유행템이에요. 자외선 차단제 역할을 하는 수분크림, 영양 공급과 생기를 함께 더해주는 립스틱 겸 블러셔, 아이섀도와 아이라이너, 아이브로우로 고루 사용할 수 있는 팔레트, 피부에 닿으면 녹는 고체 클렌저까지. 이에 더해 2024년에는 화장품을 고르고 테스트하는 노력까지 줄여줄 구독 모델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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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트렌드를 통해 생활을 읽다

시티호퍼스가 뽑은 5가지 외에도, 2024년 뷰티 업계에선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어요. 하나는 #지속가능성의 대두예요. 요즘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매일 9가지의, 여성의 25%는 매일 15가지 이상의 제품을 몸에 사용하는데요. 이 화학 물질이 정확히 무엇인지, 신체와 지구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죠. 무려 65% 이상의 소비자가 환경 친화적인 브랜드를 찾고 있어요.


또 다른 하나는 #SNS예요. 2023년 화장품은 소셜 미디어에서 의류에 이어 두 번째로 구매가 많이 일어난 품목이었어요. 구글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70%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유튜브에서 뷰티 튜토리얼 영상을 시청했다고 하죠. ASMR 같은 트렌드와 융합해, 더 효과적으로 구매를 촉진하는 뷰티 업계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어요.


여느 산업과 마찬가지로 뷰티 분야의 트렌드도 ‘가정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이에요. 뉴로글로우, AI와 초개인화, ,뷰티버설, 더 넓은 스펙트럼, 안티 웰니스. 용어는 생소해도 우리는 이미 변화의 중심에 들어와 있어요. 그동안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니 뷰티 트렌드를 바라보는 일은, 우리의 생활을 읽는 눈이 되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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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2024 Global Beauty and Personal Care, Trends, Mintel

 2024 Guide: Beauty Industry Outlook, Cameo College

 6 Beauty Industry Trends (2023 & 2024), Exploding Topics

 WGSN beauty ‘big ideas’ in 2024: Care culture, phygital, protopias, people power, accessibility and creativity, Cosmetics Design

 Four 2024 beauty ‘personas’ to watch: Think zero-effort, avartars and hyper-realness, says WGSN, Cosmetics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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