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를 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 반지 매장

바쉬

2022.05.12

‘바쉬’는 최저가를 보장하는 다이아몬드 반지 매장입니다. 하지만 가격 파괴가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가격이 가치를 반영하는 신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딜레마의 상황에서 바쉬는 어떤 아이디어를 냈을까요?



바쉬 미리보기

• 가격을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손

 #1. 의존 멈춤이 만든 가격 낮춤(Cost-saving)

 #2. 가격 낮춤보다 센 취향 맞춤(Customization)

 #3. 취향 맞춤을 돕는 지식 갖춤(Consultation)

 고객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마음






다이아몬드 반지는 어쩌다 결혼의 증표가 되었을까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마가렛 F. 브리니그(Margaret F. Brinig) 교수가 조지메이슨 대학(George Mason University)에 재직 당시 연구했던 내용이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브리니그 교수는 1930년대에 다이아몬드 반지의 수요가 급증한 이유를 법률의 변화로 풀어냅니다. 다이아몬드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법률이 아니라 결혼에 대한 법원 판결이 바뀐 것이 다이아몬드 반지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합니다.


1930년대 이전 미국에서는 파혼할 경우 법적으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이유는 그 당시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있습니다. 과거에는 여성이 경제 활동을 하기 어려웠던 시대여서 결혼이 생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결혼 약속이 깨질 경우 여성은 정신적 충격은 물론이고, 경제적 타격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사는 동네를 벗어나 자유롭게 옮겨 다니기도 힘든 환경에서, 당시의 사회 정서상 파혼한 여성이 다시 결혼 상대를 찾을 가능성은 낮았습니다. 그래서 불합리하게 파혼을 당한 여성들은 법적인 배상을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930년대에 이르러 파혼에 대한 판결에 달라졌습니다. 금전적인 보상을 하지 않아도 되는 등 파혼에 따른 남성들의 처벌 수위가 약해졌습니다. 그렇다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크게 개선된 것도 아니었습니다. 여성이 결혼 과정에서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더 커진 셈입니다. 여성들에게는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이때 여성들이 주목한 것이 다이아몬드 반지였습니다.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게 되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약혼할 때 남성들이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하도록 했습니다. 약혼에 대한 비용을 발생시켜 청혼을 쉽게 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파혼도 신중하게 하도록 조치한 것입니다.


여성들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게 되자 경제적 유인 구조로 약혼의 위험성을 낮췄습니다. 자연스러운 수순이지만 또 다른 의문이 남습니다. 비용을 치르게 하는 목적이라면 다른 비싼 보석들도 많았을텐데 왜 하필 다이아몬드였을까요?


다이아몬드가 ‘융통성의 원칙’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비싼 가격은 신중한 선택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지만, 보편적인 유인 구조를 만들기 위한 충분 조건은 아닙니다. 고가의 보석만 허용되었다면 소수의 남성만 청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여성이 원하는 것도 비싼 보석이 아니라 값진 마음입니다. 그래서 남성의 경제적 형편에 맞춰 여성에게 진심을 전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격대를 조정할 수 있어야 유효한 경제적 유인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이아몬드는 캐럿(Carat), 색상(Color), 커팅(Cutting), 투명도(Clarity) 등 4C의 조합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기본적인 가격대가 고가여서 누구나 가치있다고 인지하는 대상인데다, 4C의 수준별로 차등적인 가격의 다이아몬드를 주머니 사정에 맞게 구매할 수 있어 결혼의 증표로 널리 확산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아몬드 반지는 부담스러운 가격대입니다. 4C에 의해서가 아니라 다이아몬드 반지 자체의 가격대를 낮출 수는 없을까요? ‘바쉬(Vashi)’는 또 다른 3C를 통해 영원할 것만 같던 다이아몬드 반지의 가격을 반값에 가깝게 낮추면서도 영원함을 상징하는 다이아몬드 반지의 가치를 지켜냈습니다.



가격을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손

바쉬에서는 고객들이 같은 사양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을 발견하면 그 차액의 2배를 보상해줍니다. 할인마트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가격 보상 정책을 다이아몬드 매장에 적용한 것입니다. 어느 영역에서나 가격 파괴 모델은 있기 때문에 새롭지 않을 수 있지만, 다이아몬드 산업의 구조를 이해하면 바쉬가 만들어낸 가격 경쟁력이 다르게 보입니다.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비싼 건 수요가 많아서가 아닙니다. 영국의 다이아몬드 회사인 드비어스(De Beers)가 공급량을 조절해 가격을 높게 유지했기 때문입니다. 1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경기 침체기와 1920년대 말 경제 대공황 때 드비어스는 긴축 재정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파산한 남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 광산들을 사들여 가격을 좌지우지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서아프리카와 시베리아 등에서 새로운 광산이 발견되면서 공급량이 늘어나는가 싶었는데,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 드비어스는 전 세계 다이아몬드 유통량의 80%를 사들여 또다시 가격을 지배합니다. 2차 세계대전 동안 산업용 다이아몬드 수요 증가로 큰 돈을 벌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러시아, 호주, 캐나다 등에서 광산이 추가적으로 발견되며 공급량이 늘어나자 드비어스의 시장 장악력은 약해지기 시작합니다. 1980년대까지 80%가 넘던 점유율은 2010년대 들어 30%대로 급락했습니다. 드비어스는 여전히 주요 사업자이지만 시장 가격을 좌우할 만큼의 영향력은 잃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아몬드 반지의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건 다이아몬드 유통 시장의 폐쇄성에 있습니다.


생산이 닫혀있던 만큼 다이아몬드를 유통할 수 있는 업자들도 제한적이었습니다. 다이아몬드 산업에 종사한 가문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독점적 유통 구조를 형성했습니다. 그래서 이너 써클이 아닌 이상 다이아몬드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이너 써클이 아닌 유통업자들에게는 신뢰 관계가 충분히 쌓여야만 다이아몬드를 공급했습니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기에 가격이 낮아지기 힘든 구조였습니다.


업력이 없다면 시작조차 하기 어려운 다이아몬드 시장에 바쉬의 창업자 바쉬 도밍게즈(Vashi Dominguez)가 뛰어들었습니다. 다이아몬드 시장에 대한 경험이 없던 그는 어떻게 다이아몬드 반지의 가격을 낮췄을까요?



#1. 의존 멈춤이 만든 가격 낮춤(Cost-saving)

다이아몬드 시장에 대한 경험은 없었지만 도밍게즈는 유통 과정이 없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는 중국산 가전제품을 직수입해 판매하며 작은 성공을 맛보았고 제조사로부터 직접 조달하는 유통 방식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가전 제품의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자 가전 매장 운영의 한계를 체감해 가게를 정리하고 다이아몬드 판매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다이아몬드 유통 구조를 봤을 때 직매입에 따른 효과가 있을 거라 판단한 것입니다.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그의 사업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너 써클에 들어가 다이아몬드를 직매입할 수 있어야 했는데, 산업 자체가 신뢰 기반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다이아몬드 초보 사업자는 아웃사이더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구조를 탓하며 포기했을 상황이지만 그의 결심은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했습니다. 보석학 수업을 듣고, 인도에 있는 광산 및 세공사들을 찾아가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등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리고 다이아몬드가 주로 거래되는 앤트워프로 가서 200여 개가 넘는 업체들을 방문하며 다이아몬드를 팔 딜러를 찾아 나섰습니다.


미팅은 계속해서 불발되었으나, 이재에 밝은 한 딜러를 설득해 물꼬를 텄습니다. 거래처가 생겼어도 초기에는 매입한 다이아몬드를 고객들에게 직접 팔 수 없어 그의 고향인 테네리페(Tenerife)의 보석 상인에게 판매했습니다. 스스로가 중간 유통업자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중간 유통업자가 목표가 아니라 중간 유통업자를 없애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경험과 평판이 쌓이고 벨기에와 인도의 도매상들과의 네트워크가 생기자 2007년에 ‘다이아몬드 매뉴팩처러스(Diamond Manufacturers’)를 설립하고 다이아몬드 반지를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다이아몬드를 직매입해서 직접 판매한다면 구매 비용뿐 아니라 검증 비용도 줄여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습니다. 다이아몬드의 가격을 차지하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진위를 검증하는 비용입니다. 유통 경로가 복잡할 경우 다이아몬드가 진짜라는 것을 보증하기 위해 감정을 받습니다. 보통은 GIA(Gemological Institute of America)에서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평가하고 보증해주는데 등급에 따라 53달러(약 5만 8,000원)에서 2,845달러(약 313만 원)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바쉬는 다이아몬드 원석 딜러로부터 직매입해 직접 팔기 때문에 별도의 감정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도 제품을 보증해줄 수 있습니다. 외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수록 낮출 수 있는 가격의 폭이 커지는 셈입니다.


직매입을 하고 온라인에서 직접 판매를 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특정 브랜드 대비 최대 70%가량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마존 유럽에서 최대의 다이아몬드 주얼리 판매상으로 성장했습니다. 사업이 커질수록 그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하는 후발 주자들도 늘어났고,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다이아몬드 반지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지고 인공 다이아몬드 시장이 열리면서 다이아몬드 원석 판매업자들이 배타성을 낮춘 환경도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었습니다. 시장이 변했으니, 다이아몬드 매뉴팩처러스도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2. 가격 낮춤보다 센 취향 맞춤(Customization)

다이아몬드 반지는 필수재가 아니라 감성을 자극하는 제품입니다. 창업자인 도밍게즈는 변화의 필요성을 고민하면서 이러한 다이아몬드 반지의 본질적 속성에 주목합니다. 그렇다고 감성에 소구한다고 해서 리브랜딩을 하면서 다이아몬드 반지의 가격대를 높일 수는 없었습니다. 중간 유통업자를 없애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고 싶어서 다이아몬드 관련 사업을 시작한 것이었고, 이미 가격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환경에서 가격을 올리는 건 무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답답해 보이는 문제에 그는 맞춤화라는 답을 떠올렸습니다. 고객 개개인의 사적인 부분을 더할 수 있다면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특별한 반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또한 고객의 목소리에서도 리브랜딩의 힌트를 얻었습니다. 다이아몬드 매뉴팩처러스에서 만드는 반지는 아름답지만 브랜드 이름은 그렇지 않다는 의견에 귀 기울였습니다. 특히 매뉴팩처러스라는 단어가 고객들에게 인공 다이아몬드를 연상시켜 부정적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변화의 시기에 리브랜딩을 시도하며 ‘바쉬’로 브랜드 이름을 변경하고 다이아몬드 맞춤 반지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정체성을 재정립했습니다.


“바쉬에서 당신만을 위한 다이아몬드 약혼 반지를 만들어보세요. ‘당신을 위해 이 반지를 만들었어요’가 ‘당신을 위해 이 반지를 샀어요’보다 언제나 더 특별하니까요.” (Make your own diamond engagement ring at Vashi. Because ‘I made this for you’ will always beat ‘I bought this for you’.)


바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첫화면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문구입니다. 바쉬의 차별적 경쟁력이자, 맞춤형 반지의 의미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바쉬가 전면에 내세우듯, 다이아몬드 반지를 원하는 방식으로 맞추며 고객이 경험하는 감성적 가치는 이미 만들어져 있던 반지를 구매하는 느낌과는 다릅니다. 맞춤형 방식을 통해 가격이 저렴해서가 아니라 취향을 맞출 수 있어서 선택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은 덤일 뿐입니다.


온라인 사이트에서 ‘당신의 반지를 만들어 보세요(Make your own)’ 버튼을 누르면 각자의 취향에 따른 반지를 맞출 수 있습니다. 우선 링의 모양, 다이아몬드 모양 등 반지의 외형적인 스타일을 고릅니다. 이후에는 캐럿, 커팅, 색상, 투명도 등 4C의 수준을 조절해가며 선호와 예산에 맞게 다이아몬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각 단계별로 스타일과 다이아몬드를 결정하고 나면 조합에 따라 완성된 반지의 모습과 사양, 그리고 가격을 한눈에 알 수 있게 요약해서 보여줍니다. 세부 가격이 궁금한 고객들을 위해 다이아몬드와 링의 가격을 구분해서 보여주기도 하고, 선택 사항 수정을 통해 다른 디자인과 가격대의 반지도 쉽게 비교해볼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또한 무이자 할부와 30일내 무조건 환불 정책을 도입해 결제할 때의 심리적 부담을 줄였습니다. 고가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이렇게 구매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편리하고 간단합니다.



온라인 사이트에서 4단계를 거치면 취향에 맞게 다이아몬드 반지를 맞출 수 있습니다. 고가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이렇게 구매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편리하고 간단합니다. ⓒVashi



바쉬의 매장 전경입니다. 런던의 번화가인 피카딜리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서만 판매하던 바쉬는 2017년에 처음으로 런던 피카딜리(Piccadilly) 지역에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합니다. 매장에서는 온라인에서 하던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면서 반지를 맞출 수 있습니다. 직원과의 상담을 통해 반지 스타일과 다이아몬드 사양을 선택한 후에, 고객들이 지하 1층에 있는 다이아몬드 랩(Diamond lab)에 가서 다이아몬드 원석을 가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했습니다. 또한 지하 1층에서는 다이아몬드를 세공하는 동안 커플들이 벽면에 낙서를 하며 메시지를 남길 수 있게 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맞춤형 다이아몬드 반지를 제작하고 고객들이 참여하는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의 형태로 기록해줍니다. 제작 과정에서 고객이 참여한다고 해서 가격이 올라가거나 내려가지는 않지만, 참여한 만큼 다이아몬드 반지의 가치는 특별해집니다.









지하층에서는 다이아몬드를 세공하는 모습을 보거나 벽면에 낙서를 하며 제작 과정을 즐길 수 있습니다.



#3. 취향 맞춤을 돕는 지식 갖춤(Consultation)

다이아몬드 반지를 자주 구매하기는 어렵습니다. 보통 약혼이나 결혼 등 인생의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서 찾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옷이나 화장품처럼 자주 사용하면서 취향을 파악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다이아몬드 반지를 맞추는 일이 낯설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가격대도 높아서 일단 맞춰보고 마음에 안들면 또 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바쉬에서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처음 경험할 고객들이 취향에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다이아몬드 반지와 관련된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합니다.


온라인 사이트에는 ‘전문가 조언(Expert advice)’ 메뉴가 있습니다. 클릭을 하면 다이아몬드에 관한 정보를 주제별로 구분해서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다이아몬드에 대해 배워봅시다(Learn about diamonds)’라는 주제에서는 다이아몬드의 4C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뿐만 아니라 10가지 종류의 다이아몬드 모양에 대한 설명, 각 모양이 탄생한 역사와 얽힌 스토리, 모양 간 미묘한 차이, 잘 어울리는 세팅 등을 일목요연하게 알려줍니다. 또한 ‘방법을 알려주는 가이드(How to guides)’라는 주제에서는 다이아몬드 반지의 퀄리티를 평가하는 방법, 다이아몬드 반지를 관리하는 방법, 가짜 다이아몬드 반지를 감별하는 방법, 다이아몬드를 더 크게 보이게 만드는 방법 등 다이아몬드 반지에 대해 궁금했으나 접하기 어려웠던 정보들을 공유합니다. 다이아몬드에 대한 고객들의 이해도를 높여 맞춤형 반지에 대한 선택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매장에 재고가 있는 경우 다이아몬드를 눈으로 확인하며 고를 수 있습니다. 4C에 따라 다이아몬드가 어떻게 빛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해 줍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다이아몬드에 대한 고객들의 낯섬을 직원들이 해결해줍니다. 가격을 낮추고 비용을 절감하려는 목적이라면 매장 내에 인력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바쉬 매장은 오히려 직원을 넉넉하게 배치합니다. 일상적인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 대비 고객이 드문드문 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이 충분한 덕분에 다이아몬드 반지를 구매하러 온 고객들은 반지를 맞출 때 직원들과 1:1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며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직원들은 ‘수호천사(Guardian angel)’와 ‘연금술사(Alchemist)’로 구분되는데, 수호천사가 주로 고객들의 상담을 진행하며 연금술사가 지하 1층의 다이아몬드 랩에서 원석을 가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수호천사’로 불리는 직원들이 1:1로 충분한 시간을 들여 다이아몬드 반지를 맞추는 과정을 상담합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서 다이아몬드 반지에 대한 전문성을 보여주는 것은 고객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바쉬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바쉬는 티파니(Tiffany)나 까르띠에(Cartier)와 같은 브랜드력을 구축하기 어렵습니다. 업력부터 차이가 나고, 비즈니스 모델의 특성상 가격대도 달라 럭셔리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기도 어색합니다. 또한 다이아몬드 반지에 대한 낭만을 심어주기 위해 광고 등을 집행할 수도 없는 형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바쉬는 전문성을 드러내며 나름의 브랜드력을 갖추고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합니다. 브랜드의 역할 중 하나가 고객들에게 신뢰를 심어주는 것인데, 바쉬는 신뢰를 얻는 수단으로 전통성 대신 전문성을 택한 것입니다.



고객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마음

바쉬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오후 3시까지 반지를 주문하면 고객들이 다음날 오전에 매장에서 찾아가거나, 배송지가 런던일 경우 오후에 받아볼 수 있도록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고가의 보석 제품을 빠르게 제작해주기만 해도 충분한데, 고객의 사정을 헤아린 유연하고 빠른 배송 서비스가 고객의 마음을 더욱 움직이게 합니다.


바쉬 고객의 85%는 약혼 반지로 사용하기 위해 다이아몬드 반지를 구매합니다. 주로 남성들이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사는 것입니다. 물론 남성들이 계획에 없던 프러포즈를 갑자기 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바쁜 일에 치이거나 프러포즈 이벤트로 무엇을 해야 할지 마지막까지 고민하는 경우에는 미리 약혼 반지를 준비하지 못하고 급하게 사야할 때가 생깁니다. 시간에 쫓긴다고 반지 없이 프러포즈를 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고객들을 위해 바쉬는 배송 서비스를 더 유연하게 운영합니다.


예를 들어,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발렌타인 데이 전날 독일로 떠나야 했던 고객이 늦은 오후에 급하게 주문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밤새 제작해 비행기에 타기 전에 배송해주었습니다. 규정대로라면 이틀 후에 배송해줘도 괜찮지만, 프러포즈는 해야 하고 비행기 시간은 미룰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던 고객을 위해 야근을 마다하지 않은 것입니다. 또 다른 한 고객은 다음날 아침에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오후 3시에 주문을 넣었습니다. 고객이 아침에 매장으로 찾으러 올 수는 없고, 다음날 아침까지 배송하는 것도 불가능해서 바쉬 직원이 저녁 10시에 택시로 배송을 해주었습니다. 택시비가 180파운드(약 27만 원) 나왔지만 고객에게 청구하지 않았습니다. 드문 사례들이긴 하지만, 회사의 박제된 규정보다는 고객의 특별한 순간을 빛내고 싶어 하는 마음을 담았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빛나는 다이아몬드와 달리 다이아몬드 산업은 얼룩졌었습니다. 소수의 이해관계자들이 지배적 영향력을 미치며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시장을 조종했었습니다. 도밍게즈는 다이아몬드 사업의 초보자로서 얼룩을 지워내고 다수의 고객들을 향해 빛을 비추고 싶었습니다. 과정은 험난했지만, 얼룩을 닦아낸 다이아몬드 반지는 더 빛날 수밖에 없습니다. 바쉬가 다이아몬드처럼 영원하길 꿈꾸는 건 요원하겠지만, 고객을 향한 보이지 않는 마음을 유지한다면 다이아몬드만큼이나 반짝일 수 있을 것입니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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