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나요? 사랑스럽고, 따뜻하고, 친절해요. 이런 분홍색이 심볼이 된 매장이 있어요. 매장 외관을 핑크빛으로 물들였거든요. 우연히 앞을 지나가다 가도 눈길을 끄는 이 매장, 뭐하는 곳일까요?
LA와 뉴욕 브루클린에 각각 위치한 ‘로맨스 소설 전문’ 서점, ‘립드 보디스(Ripped bodice)’가 그 주인공이에요. 로맨스 소설을 판매하는 서점인 만큼 사랑을 상징하는 분홍색으로 매장 외관을 꾸몄죠. 그런데 립드 보디스의 등장은 단순히 사랑 이야기를 취급하는 사랑스러운 서점 그 이상의 의미를 가져요.
미국에서는 로맨스 소설을 읽는 것을 ‘길티 플레져(Guilty pleasure)’라고 여기며 좀처럼 자랑스러운 취향으로 인정하지는 않는 분위기거든요. 로맨스 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책 표지를 감싸고 읽거나 혼자 집에서만 읽는 게 보통이에요. 이런 사회적 인식에 맞서 로맨스 소설 팬들의 구심점이 되고, 로맨스 소설의 가치를 높이는 중이에요. 로맨스 소설을 소재로 한 이 작은 서점은 어떻게 자기만의 핑크빛 미래를 만들고 있을까요?
립드 보디스 미리보기
• 로맨스 소설을 자랑스레 읽을 수 있는 자유를 팝니다
• #1. 버티컬 오브 버티컬, 숨어 있는 시장 니즈를 정확하게 타깃한다
• #2. 로맨스 소설과의 로맨스가 이루어 지는 곳
• #3. 소수를 존중해 작은 마음들을 모은다
• 비즈니스 기회마저 로맨틱한 로맨스 소설 시장
‘책을 읽는 것’은 자랑할 만한 취미예요. 그런데 ‘로맨스 소설을 읽는 것’은 자랑할만 한가요? 특히 미국에서는 로맨스 소설을 가치 있는 책이 아니라 시시한 책, 로맨스 소설을 읽는 일을 시간 낭비로 치부하는 사회적 시선이 있어요. 그래서 흔히 로맨스 소설을 읽는 것을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에 빗대어 표현해요. 죄책감이 드는 즐거움이라는 뜻이죠.
왜 그런 것일까요? 로맨스 소설이 이성 간의 사랑을 넘어 성적 쾌락을 추구하고, 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순수 문학이 아니라 상업적이라는 시선도 있고요. 이런 시선들은 20세기 초, ‘게이트키퍼(Gatekeeper)*’의 등장과 함께 더 무시되고, 주류의 시선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죠. 그래서 아직도 미국에서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책 겉표지를 포장지로 싸서 읽기도 하고,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읽는 등 ‘은밀한’ 취미로 남겨두는 게 보통이라고 해요.
*게이트키퍼: 수많은 글, 작품, 상품 중에 쓸 만한 것을 골라 알기 쉽게 정리해 주는 사람들을 일컬음.
정말 로맨스 소설은 가치가 없는 것일까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 등 일일이 다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걸작들이 로맨스 소설에 속해요. 문학적 가치를 인정 받는 것은 물론, 시대를 관통해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요. 일부 외설적인 작품들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로맨스 소설 자체를 금기시하기에는 아름다운 작품들이 너무나 많아요.
그런데 최근, 로맨스 소설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어요. 넷플릭스에서는 <브리저튼>,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키싱 부스> 등 로맨스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한 시리즈가 히트를 쳤어요. 게다가 팬데믹을 지나며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는데요. 이 때 #BookTok 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숨어서 로맨스 소설을 읽던 사람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로맨스 소설들을 추천하기 시작한 거예요. 점점 양지로 나와 자랑스러운 취미이자, 취향으로 내세우게 된 거죠.
뉴욕 브루클린에는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인식 개선에 선봉장에 선 서점이 있어요. 바로 로맨스 소설 전문 서점 ‘립드 보디스(The Ripped Bodice)’예요. ‘립드 보디스’라는 이름은 로맨스의 하위 장르인 보디스 리퍼(Bodice Ripper)에서 따온 이름인데요. 사실 보디스 리퍼는 1970~1980년대에 로맨스 소설을 낮춰 부르는 용어로 처음 쓰인 표현이에요. 이 단어를 뒤집어 배치함으로써 오히려 로맨스 소설을 비하하는 시선을 뒤집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셈이죠.
립드 보디스는 2023년 8월의 어느 토요일, 뉴욕의 브루클린 파크 슬로프에 문을 열었어요. 뉴욕의 최초이자 유일한 로맨스 소설 전문 서점이 문을 연 순간이었죠. 대망의 오픈 첫날엔 영업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고객 50여 명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었다고 해요. 이후 하루 만에 1,000명 넘는 사람들이 립드 보디스를 찾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요. 립드 보디스는 어떤 로맨스 소설 전문 서점이길래,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것일까요?
로맨스 소설을 자랑스레 읽을 수 있는 자유를 팝니다
사실 립드 보디스 뉴욕 매장은 첫 매장이 아니에요. 첫 매장은 지난 2016년 뉴욕이 아닌 LA에 처음 생겼어요. 립드 보디스를 연 사람은 리아 코크(Leah Koch)와 비 코크(Bea Koch) 자매였죠. 그들은 아주 어렸던 12~13살 정도부터 로맨스 소설을 즐겨 읽었다고 해요. 성장하는 내내 로맨스 소설과 함께 했을 정도로 광팬이었죠.
그렇다고 처음부터 로맨스 소설만 파는 서점을 열겠다는 꿈을 꾼 건 아니에요. 성인이 된 리아와 비는 각자 직업을 갖고 있었는데요. 본인의 일에 만족하지 못했던 리아가 다른 일을 찾아 나서기로 하면서부터 립드 보디스를 여는 데까지 온 거죠.
리아는 본인이 정말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다가 어렸을 때부터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인 비와 함께 일하고 싶어 했다는 점, 자매가 로맨스 소설의 광팬이었다는 점을 떠올렸어요. 그렇게 로맨스 소설을 판매하는 서점을 차릴까 싶은 생각이 아주 가볍게 리아의 머릿속을 스쳤죠.
하지만 정작 리아는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로맨스 소설만 파는 서점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호주에만 딱 하나 있다는 걸 알고 나선 망설임 없이 비에게 제안을 했죠. 미국 최초의 로맨스 소설 전문 서점을 차리자고 말이에요.
“로맨스 소설은 희망과 기쁨의 장르예요. 인생이 암울해지면 저는 로맨스 소설의 보장된 해피엔딩을 보며 기운을 차리곤 해요.”
- 리아 코크, New York Jewish Week 중
ⓒThe Ripped Bodice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어요. 로맨스 소설 전문 서점을 열기로 한 코크 자매는 2015년 미국의 소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Kickstarter)에서 사업 자금을 모금하기 시작해요. 그들은 펀딩을 받기 위해 로맨스 커뮤니티들을 찾아 본인들의 의사를 밝혔어요.
코크 자매의 꿈은 단순히 로맨스 소설을 많이 팔겠다는 게 아니었어요. 그보다 더 컸죠. 로맨스 소설을 무용하다고 보는 시선에 맞서서 더 이상 로맨스 소설을 숨어서 보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놓은 건데요. 반응은 예상보다 좋았어요. 단 며칠 만에 목표 금액인 9만 달러를 모을 수 있었죠.
펀딩을 통해 모은 돈을 기반으로 코크 자매는 2016년 3월의 어느 날 LA에 립드 보디스를 열어요. 서점은 ‘로맨스’라고 하면 흔히 떠오르는 핑크빛으로 온통 꾸몄어요. 길을 지나가다가도 ‘저기는 도대체 어디야?’라고 돌아볼 만큼 눈에 띄도록 말이에요.
#1. 버티컬 오브 버티컬, 숨어 있는 시장 니즈를 정확하게 타깃한다
립드 보디스가 첫 매장을 열었을 때만 해도 코크 자매와 대화를 나눈 사람 10명 중 9명은 이렇게 물었다고 해요. “로맨스 소설만 팔아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어?”라고요.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어요. 오히려 로맨스 소설만 취급한다는 점을 특별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았죠. 립드 보디스에 대한 관심은 지역 로맨스 커뮤니티부터 시작해 삽시간으로 퍼졌고요. 이후엔 LA타임즈와 북라이엇(Book Riot) 등 다양한 매체가 꼽은 ‘꼭 방문해야 할 서점’ 1위에 오르곤 했어요.
코크 자매는 오로지 하나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해요. 다른 서점들이 ‘얼마나 다양한 책을 판매하냐’로 다툴 때 립드 보디스는 ‘로맨스 소설만큼은 다 있다’로 차별화를 한 거죠. 다양한 책을 사려는 사람을 고객으로 둘 수는 없었지만 로맨스 소설을 사려는 사람만큼은 확실하게 고객으로 끌어올 수 있었던 거예요.
“저희 사업이 잘되고 있는 건 특정한 분야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립드 보디스에서 로맨스 장르에 대한 깊은 지식과 애정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죠.”
- 리아 코크, 스펙트럼 뉴스 중
시장이 작다는 건 그만큼 타깃 고객이 뚜렷하다는 걸 뜻해요. 타깃 고객이 뚜렷하다는 건 그만큼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해소할 수 있다는 걸 뜻하기도 하고요. 코크 자매가 포착한 로맨스 소설 독자의 니즈 중 하나는, 바로 로맨스 소설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적인 시선 탓에 보통 서점에 선 마음 놓고 로맨스 소설을 고를 수 없다는 점이었어요.
코크 자매는 립드 보디스를 통해 이 지점을 해소하고자 했어요. 누구나 로맨스 소설을 마음껏 고르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고자 노력한 거죠. 또한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 당신 말고도 많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과 거리낌 없이 수다를 떨 수 있는 곳으로 포지셔닝 했어요. 서점에선 책을 보는 사람들을 위해 조용히 있어야 한다는 편견을 깬 셈이죠.
“보통 서점에는 로맨스 소설이 구석진 곳에 있거나 숨겨져 있는데요. 립드 보디스엔 아무 것도 숨겨져 있지 않아요.”
- 리아 코크, LA Times 중
#2. 로맨스 소설과의 로맨스가 이루어 지는 곳
코크 자매가 립드 보디스를 열 때 들었던 또 다른 말은 “요즘 누가 책을 서점에서 사. 온라인 서점이 얼마나 편리한데.”라는 말이었다고 해요. 그들도 온라인 서점의 편리함을 이길 수는 없다는 점을 인정했어요. 대신 온라인에서는 줄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을 주기로 했죠. 이에 코크 자매는 고객들이 로맨스 소설을 구경하거나 살 때 말고도 립드 보디스를 찾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했어요.
매달 무료 스탠드업 코미디의 밤을 열고요. 여러 작가들을 초청해 작가들의 밤을 여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과 로맨스 소설을 함께 읽는 북클럽도 운영하고 있어요. 로맨스 소설 작가와 함께 글을 써보는 워크숍도 진행하는데요. 이 워크숍에서 소설을 쓴 몇몇 고객들의 경우 실제로 로맨스 소설을 완성하기까지 했다고 해요. 립드 보디스는 로맨스 소설 콘텐스트를 진행해 우수작을 뽑기도 하고요.
ⓒThe Ripped Bodice
그와 동시에 로맨스 소설에 입문하는 고객을 위한 재미있고 간단한 프로그램도 준비했어요. 소설을 고르기 어려워하는 고객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게끔 로맨스 소설 2권과 양초, 열쇠고리 등 기념품이 담긴 ‘랜덤박스’와 랜덤으로 책을 1권 뽑을 수 있는 ‘책과의 소개팅’ 상품도 마련했죠. 책 말고도 축하 카드와 양초, 스티커, 양말 등 가볍게 들렀다가 기념으로 사갈 법한 굿즈들도 곳곳에 배치해 뒀고요.
“립드 보디스를 운영하면서 가장 좋은 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제 취향의 물건들을 직접 골라 서점에 둘 수 있다는 점이에요.”
- 리아 코크, 브라운스토너 중
립드 보디스의 오프라인 프로그램은 매번 사람이 금방 차 서둘러야 한다고 해요. 온라인 서점은 할 수 없는, 오프라인에서의 끈끈한 유대감과 생생한 경험으로 로맨스 소설 팬들의 팬심을 더욱 짙게 만들어 가요. 로맨스 소설과의 나만의 로맨스를 만드는 곳이에요.
#3. 소수를 존중해 작은 마음들을 모은다
립드 보디스는 로맨스 소설 책을 팔고, 다양한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기획해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어요. LA와 뉴욕 브루클린까지, 미국의 끝과 끝에 매장을 내며 외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에요. 반면 코크 자매의 로맨스 소설에 대한 철학과 사회에 대한 가치관은 립드 보디스의 ‘찐팬’을 만들어낸 구심점이 되었어요.
립드 보디스는 로맨스 소설 전문 서점이라는 점 외에 매년 ‘로맨스 출판물의 인종 다양성 상태(State of Racial Diversity in Romance Publishing)’라는 보고서를 낸다는 점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어요. 이 보고서는 흑인 또는 유색 인종, 즉 백인이 아닌 작가가 쓴 로맨스 출판물이 전체 로맨스 출판물 중 얼마나 되는지를 추적하고 있어요. 코크 자매는 립드 보디스를 처음 연 2016년부터 이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하고 있는데요. 다양성을 존중하고 소수를 배려하는 가치관을 공공연히 알리고 그에 따라 행동하고 있는 거예요.
코크 자매는 보고서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서점을 운영할 때도 다양성 기준을 따라요. 실제로 한 출판사가 1년에 로맨스 소설을 100권, 그중 백인이 아닌 작가가 쓴 책을 12권 내놓는다고 가정해 볼게요. 코크 자매는 일단 그 12권을 모두 주문한 다음, 나머지 88권 중 괜찮은 책을 고르는 편이라고 해요.
립드 보디스에 따르면 백인이 아닌 작가가 쓴 책은 2016년 7.8%에서 2023년 10.2%로 늘었어요. 코크 자매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작가들의 책이 점점 늘고 있다는 점에 감격을 표했고 이 점이 로맨스 소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길이라는 의견도 냈어요. 뚜렷한 가치관과 신념을 밝히고 그에 걸맞는 행보를 이어나감으로써 그들과 같은 뜻을 가진 많은 고객들을 ‘찐팬’으로 흡수할 수 있었던 거죠.
“우리는 언제나 소수와 백인 아닌 작가들의 책을 우선시할 거예요.”
- 리아 코크, Today.com 중
코크 자매는 SNS를 적극 활용해 찐팬들과 긴밀히 소통하기도 해요. 고객 혹은 잠재고객들을 대상으로 틱톡을 비롯한 각종 SNS에서 립드 보디스의 컨셉과 가치관을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들을 꾸준히 업로드해 왔죠. 예를 들어, 립드 보디스의 뉴욕 브루클린 매장을 준비하는 과정을 SNS에 올려 공유를 했는데요. 완성된 멋진 모습의 매장이 아니라, 코크 자매가 매장의 바닥을 한땀한땀 칠하는 영상 같은 것들이요.
ⓒThe Ripped Bodice
“우리가 얼마나 이 서점에 진정성 있게 임하는지 알리고 대기업과 경쟁하는 데서 벗어나 고객과 친밀감을 형성하고 싶었어요.”
- 리아 코크, 옵저버(Observer) 중
이런 진정성 있는 소통 능력은 기회의 순간에 더욱 빛을 발했어요. 책을 읽는 트렌드와 함께 틱톡에서도 #BookTok 해시태그와 함께 립드 보디스도 바이럴을 탔어요. 틱토커들이 서로 책이나 서점을 추천하면서 SNS에서 활발히 존재감을 드러 내던 립드 보디스를 소문 내기 시작한 거예요. SNS 상의 바이럴은 실제 매장 방문과 매출로 이어졌고요.
비즈니스 기회마저 로맨틱한 로맨스 소설 시장
사회에서 다수가 아닌, 소수에 속하는 사람들의 공감을 사고, 대다수가 괄시하는 카테고리의 서점을 여는 건 다양성 관점에서 의미 있는 행보예요. 그렇다면 비즈니스적으로는 어떨까요? 다행히 립드 보디스는 자기만의 설 자리를 찾아 안정적으로 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거는 단순한 운이 아니에요. 여기에는 시대의 흐름을 읽고, 미래의 기회를 보는 코크 자매의 현실적인 감각이 있었어요.
리아는 립드 보디스를 열면서 로맨스 소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달라지면 로맨스 소설 시장이 크게 성장할 거라고 봤어요. 그래서 로맨스 소설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는 동시에, 시대의 흐름에 탑승하기도 했죠.
실제로 로맨스 소설 시장은 팬데믹을 거치며 서서히 뜨나 싶더니, 넷플릭스가 불을 붙인 덕에 쑥쑥 성장하고 있거든요. <퍼블리셔스 위클리(Publishers Weekly)>에 따르면 2022년 로맨스 도서 판매는 52.4%나 늘었어요. 2023년 미국에서 팔린 전체 소설 중 로맨스 소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33%를 넘길 정도로 커졌고요. 립드 보디스를 이어 로맨스 소설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서점이 여럿 등장하기도 했다고 해요.
코크 자매는 여전히 립드 보디스 첫 매장을 열 때와 같은 마음가짐이에요. 로맨스 장르를 향한 사회적 시선을 바꿔 더 많은 사람이 로맨스 소설을 통해 더 자주 행복하길 바라고 있죠. 립드 보디스와 함께 그녀들이 만들어 나갈 더 로맨틱한 세상, 꿈꿔봐도 좋지 않을까요?
Reference
Romance Readers Swoon for Brooklyn’s Newest Bookstore, New York Times
Are Romance Novels Your ‘Guilty Pleasure’? They Shouldn’t Be, Huffpost
Welcome to the Ripped Bodice. Kindly leave romance genre stigma at the do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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