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하면 떠오르는 단어 3가지를 꼽자면 ‘금융’, ‘쇼핑’, 그리고 ‘음식’이에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물류, 무역, 항공 운송 및 국제 비즈니스 허브로 기능해왔을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이 오고 가는 환경 속에서 미식이 발달했죠.
그런데 홍콩 구룡반도 남서측에 서구룡 문화지구가 들어선 이후, 홍콩의 연관 검색어에 ‘문화’라는 단어가 추가됐어요. 아시아의 엔터테인먼트 수도가 되겠다는 포부 하에 들어선 문화 지대가 홍콩의 인상을 바꿔나가는 중이죠.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메인 시설이 ‘엠플러스(M+)’예요. ‘비주얼 컬처 뮤지엄’인 엠플러스는 그동안 우리가 봐 왔던 미술관과는 차원이 달라요. 홍콩이라는 도시의 특성을 반영한 건축, 마치 유기체처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전시 등이 홍콩 사람들에게 새로운 예술 경험을 불어넣고 있거든요. ‘미술관 이상의 미술관’을 의미하는 엠플러스로 가볼까요?
엠플러스 미리보기
• 고고학자처럼 땅의 맥을 짚는 건축가
• 홍콩 빌딩 숲의 맥을 잇는 대나무 숲 파사드
• 아시아 예술의 맥을 살리는 ‘연결고리형’ 전시
• 엠플러스가 쏘아올린 홍콩의 새로운 별명
'그 땅에 건물을 지으면 경제의 중요한 맥을 막아서 악영향을 끼칠 겁니다.’
건물을 짓기도 전에 이런 말을 듣는다면 어떨까요? AI 시대에 이게 웬 허무맹랑한 소리인가 싶기도 하고, 시작도 전에 재를 뿌리는 듯한 기분도 들 거예요. 그런데 만약 건물이 지어질 장소가 홍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홍콩에서는 풍수지리가 단순한 믿음을 넘어서 도시 계획, 건축, 비즈니스는 물론이고 개인의 삶까지도 큰 영향을 미치거든요.
그렇다면 홍콩에서 풍수지리의 존재감이 큰 이유는 뭘까요?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기의 흐름을 최적화해야 부, 건강, 행운 등이 따른다고 믿기 때문이에요. 특히 홍콩은 글로벌 금융 도시이자 물류 허브로서 돈과 물자의 움직임이 도시의 명운과 직결돼 있으니, 풍수지리와 같은 보이지 않는 것까지도 신경 써서 관리하려고 하죠. 그래서 건물을 설계하거나 상업 시설을 만들 때 풍수지리 전문가의 자문을 받곤 해요.
그런데 1985년, ‘HSBC’ 건물을 지을 때 문제가 생겼어요. 당시 건축 디자인을 맡은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는 랜드마크를 넘어 글로벌 금융의 중심이 되는 건물을 짓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때 홍콩의 유명한 풍수가가 경고를 했어요. 이 땅은 맥이 흐르는 자리라 건물로 막아버리면 홍콩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거였어요. 건축주는 그의 말을 무시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노먼 포스터에게 풍수지리와 조화롭게 디자인해 달라고 요청했죠.
©포스터 앤 파트너스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땅에 흐르는 맥을 옮길 수도, 그렇다고 땅을 떼어낼 수도 없었으니까요. 그럼에도 노먼 포스터는 클라이언트의 뜻을 반영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고민 끝에 건물을 공중에 띄우기로 했어요. 맥의 흐름을 막지 않고 기가 잘 통할 수 있도록요. 하지만 문제가 있었어요. 기존의 필로티 구조로는 중간중간에 지지하는 기둥 없이 건물을 땅에서 이격시킬 수 없었죠.
노먼 포스터는 포기하지 않고 묘안을 찾아냈어요. 다리를 만드는 공법으로 건물을 짓기로 한 거예요. 두 기둥에 케이블을 연결해 교각 없이 다리 상판을 띄우는 현수교처럼, 건물의 양쪽 기둥에 층을 5개씩 묶어 매어놓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죠. 그 후 1층에다 저층부로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는데요. 이를 비스듬히 놓아 나쁜 기운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막았어요. 풍수지리에 따르면 악운은 직선으로만 움직이거든요.
ⓒ시티호퍼스
풍수지리를 고려해 건물을 짓다 보니 공사 기간과 공사비가 늘어났어요. 6년 동안 약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가 들었죠. 하지만 문화적 맥락을 구조적 기술로 풀어낸 덕분에 HSBC 빌딩은 은행 건물을 넘어 홍콩의 상징적인 건축물로 자리 잡았어요. 또한 비어있는 1층을 개방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장소로 거듭났죠. 매주 일요일이면 홍콩 가정집에서 일하는 도우미들이 휴식하고 있는 풍경을 볼 수도 있고요.
이처럼 때로는 제약 사항이 창의적인 결과물의 밑바탕이 되기도 해요. 그런데 홍콩에는 땅 문제로 설계가 바뀐 건물이 하나 더 있어요. 바로 홍콩 서구룡 문화지구에 위치한 ‘엠플러스(M+)’ 뮤지엄이죠. 이번에는 풍수지리 때문은 아니에요. 공사를 시작한 후 땅을 팠는데 예상치 못한 터널이 나왔거든요. 이 터널은 무엇이고, 또 엠플러스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고고학자처럼 땅의 맥을 짚는 건축가
엠플러스는 처음부터 작정하고 기획한 뮤지엄이에요. 홍콩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현대미술 뮤지엄을 표방하거든요. 마치 뉴욕의 모마(MoMA)가 서구 현대미술을 대표하듯이요. 목표에 걸맞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 비용만 약 7억 6천 달러(약 9천 1백억 원). 컬렉션뿐만 아니라 건축물까지 하나의 작품이라 볼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죠.
규모가 큰 만큼 ‘렌조 피아노 빌딩 워크숍(Renzo Piano Building Workshop)’, ‘시게루 반 건축사사무소(Shigeru Ban Architects)’ 등 전 세계의 쟁쟁한 건축 디자인 회사들이 공모에 참여했어요. 이 중에서 스위스 건축 디자인 회사 ‘헤르조그 앤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이 선정됐죠.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은 런던의 ‘테이트 모던’, 베이징의 ‘올림픽 스타디움’ 등을 디자인한 곳으로 유명한데요. 주변 지형과 문화적 배경을 고려해, 땅 고유의 특성을 살린 건축물을 디자인하는 것이 그들의 시그니처예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의 접근으로 프로젝트를 맡게 됐고요.
그런데 공사를 시작하자 문제가 생겼어요. 현장 도면에 점선 처리로 되어 있던 부분이 있었는데, 이 구역이 공항철도 터널이라는 걸 뒤늦게 알게 됐어요. 1980년대에 건설한 지하철 공항선과 통청선 위에 엠플러스를 세워야 했던 거예요. 누가 봐도 설계와 시공을 복잡하게 만드는 장애물이었어요. 하지만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은 이를 기쁘게 받아들였죠.
"디자인을 결정하는 건 건축가가 아니라 땅이나 공간이에요. 보통은 지하에 터널이 있으면 그것을 어떻게 피해서 지을지를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터널은 기쁜 발견이었고 이를 기점으로 디자인을 했어요.”
- ‘피에르 드 뫼롱’ 헤르조그 앤 드 뫼롱 창업자, <카사 브루터스> 중
그들은 터널의 형태를 설계에 포함시켜 엠플러스의 중심 공간으로 삼기로 했어요. 이름도 탄생 배경 그대로 ‘발견된 공간(Found Space)’으로 지었죠. 이곳은 지하층과 지상층을 대각선 형태로 넓게 연결해 여러 층에 걸쳐 공간을 확장해 주는데요. 대규모 설치 미술을 전시하거나 퍼포먼스를 할 수 있을 정도예요. 또한 터널의 단차와 윤곽이 그대로 드러나는 모양은 그 자체로 독특한 아름다움을 더해주고요.
©엠플러스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한편, 엠플러스 아래로 공항철도가 지나가니 수직 하중을 분산시켜야 했어요. 홍콩 교통국과 건축국의 규정이 엄격했기 때문에 엠플러스가 터널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했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은 건물 내 5곳에 대형 강철 프레임으로 메가 트러스(Mega truss*)를 설치했는데요. 이 일부를 노출시켜 뮤지엄의 개성을 살렸어요. 터널로 인한 장소적 특수성이 건물 디자인 전반에 영향을 끼친 셈이에요.
* 메가 트러스: 삼각형 구조물을 이용해 초대형 지붕을 만드는 공법이에요.
"결과적으로 이 건물은 단순히 주변 환경에 뿌리내린 것이 아니라, 그 환경에 의해 형성된 거예요.”
- 엠플러스 홈페이지 중
만약 지하 터널이라는 제약 조건이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또는 이 장애물을 무시하고 건물을 지었다면요? 엠플러스가 지금과 같이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만들어지진 못했을 거예요.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이 건축가이면서 동시에 고고학자의 관점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에요. 마치 고고학자가 땅에서 조각을 발견해 유물을 재조합하듯, 그들은 토지에서 디자인의 단서를 찾아 건물을 재구성했죠. 그렇게 홍콩 서구룡에 새로운 문화 아이콘이 탄생했어요.
홍콩 빌딩 숲의 맥을 잇는 대나무 숲 파사드
엠플러스의 기반인 땅에 대해 알아봤으니, 이제 지상으로 눈을 돌려 건축물을 살펴볼게요. 이 뮤지엄은 단독 건물에 있는 게 아니라 리서치 센터, 오피스, 레지던스, 스튜디오 등이 있는 14층 규모의 복합 시설 중 지하 2층부터 2층까지 4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죠. 그런데 이 건물의 모양이 독특해요. 포디움(Podium)이라 불리는 수평 건물 위에 거대한 돛을 세워 놓은 듯한 함선 형태의 디자인이거든요.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은 이를 ‘문화 선언’을 담고 빅토리아 하버를 항해하는 해적선에 은유했다고 밝혔죠.
©엠플러스
이 해적선은 저녁 6시가 되면 숨겨두었던 위용을 드러내요. 건물 파사드를 캔버스 삼아 빅토리아 하버 쪽으로 빛의 향연을 펼쳐내거든요. 그것도 가로 110m, 세로 66m의 축구장 만한 스케일로요. 홍콩섬에서 보면 빅토리아 하버에 한 척의 배가 떠 있는 것처럼 보여요. 이때 디지털 예술 작품을 중간중간 띄우는데요. 파사드가 또 하나의 전시 공간 역할을 하며 엠플러스의 컬렉션을 외부로 확장하죠.
©엠플러스
그렇다면 낮에는 검정 스크린이 거대하게 떠있는 삭막한 풍경일까요? 그렇지 않아요. 파사드를 구성하는 패널은 LED 조명과 서로 교차하면서 징검다리처럼 이어져 있는데요. 이 파사드도 하나의 작품이에요. 초록빛 세라믹 타일로 대나무를 형상화해서 대나무 숲처럼 만들었거든요. 홍콩의 스카이라인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는 빌딩들은 대부분 유리나 강철을 사용하지만, 그보다는 아시아의 전통적인 건축 자재를 쓰고자 한 거예요.
©시티호퍼스
©엠플러스
예로부터 중국에서 지붕 기와로 사용해 온 세라믹에 짙은 초록빛의 유약을 발라 반원 형태의 패널을 만들었는데요. 이렇게 하니 낮에 보면 거대한 대나무 숲을 형상화한 것처럼 보여요. 네모 반듯한 모양의 건물에 악센트를 더해주죠. 그리고 이 패널들은 기본적으로는 짙은 녹색이지만 빛 반사량에 따라 색이 바뀌어 시간대별로 다른 느낌을 줘요. 이처럼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은 엠플러스의 구조뿐만 아니라 소재나 디자인에 있어서도 문화적 맥락을 살렸어요.
또한 대나무 모양의 세라믹 패널과 미디어 파사드는 엠플러스 내부 곳곳에도 설치해 연속성을 이어갔어요. 이 중에서 기둥을 둘러싼 미디어 파사드가 눈에 띄는데요. 뮤지엄에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방식이 진부하지 않고 예술적이거든요. 우선 기부자, 공헌자, 관계자 등 카테고리를 컬러로 구분하고, 각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타이포로 반복해 팝아트처럼 표현했죠. 카테고리 색이 순차적으로 바뀌니, 내부 분위기도 환기되고요.
©시티호퍼스
이처럼 엠플러스 뮤지엄은 전시를 관람하기 전부터 건물 내외부에서 방문객에게 예술적 영감을 선사해요. 그렇다면 아시아의 현대미술을 대표하고자 하는 엠플러스의 전시는 어떨까요? 엠플러스의 특징을 한 문장으로 소개하자면 ‘시각 문화 뮤지엄(Museum of Visual Culture)’이에요. 20세기 이후의 시각 문화를 중심으로 예술 작품을 보여주고자 하죠. 그런데 그 접근 방식이 남달라요.
아시아 예술의 맥을 살리는 ‘연결고리형’ 전시
엠플러스 전시관에서는 연대별, 장르별, 국가별 등의 구분을 찾기 어려워요. 대신 한 국가에서 시작된 아트 무브먼트가 아시아와 세계로 영향력을 뻗어나갈 때 어떤 연결고리로 확장되는지 알 수 있도록 전시하죠. 엠플러스가 지향하는 ‘아시아의 시선’을 보여주기 위해서예요. 대표적인 예가 엠플러스 이스트 갤러리에서 에어브러시 기법의 확산에 대해 소개했던 거예요.
"예를 들어, 1980년대에 일본 백화점 ‘파르코’ 포스터로 큰 인기를 끌었던 일러스트레이터 ‘야마구치 하루미’는 이전까지 핀업 걸이나 섹시한 여성을 그리는 데 사용되던 에어브러시 기법으로 강인한 여성을 묘사했어요. 여기서 영감을 받아 홍콩에서는 ‘앨런 챈’ 디자이너가 당시 스타 여배우 ‘매염방’을 에어브러시로 표현했고, 같은 시기에 인도네시아에서도 에어브러시를 활용한 독창적인 표현이 시작됐죠.”
- ‘요코야마 잇코’ 엠플러스 리드 큐레이터, <아사히 신문 디지털 매거진> 중
이처럼 엠플러스는 에어브러시 기법이 국가별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컬렉션을 구축했는데요. 이런 접근법은 아티스트를 다루는 회고전을 열 때도 마찬가지예요. 개관 1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인 ‘쿠사마 야요이: 1945년부터 지금까지(Yayoi Kusama: 1945 to Now)’에서 엠플러스는 그녀의 작품을 여느 뮤지엄과는 다르게 전시했어요. 연대기적으로 소개하지 않고, 철학적으로 해석했거든요.
엠플러스는 우선 쿠사마 야요이의 삶과 작업을 바탕으로 6개의 키워드를 추출했어요. 그리고 이를 3개의 쌍으로 묶어 스토리텔링 구조를 만들었죠. 그랬더니 이전까지 대중에게 전달되지 않았던 아티스트의 중반기도 조명할 수 있었어요. 그녀에게 암흑기였던 시기라 일본에서조차 잘 알려진 바가 없었지만, 엠플러스는 이때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 작가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이러한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신선한 관점을 보여준 특별전은 히트를 쳤죠.
또한 엠플러스는 다양한 카테고리를 넘나들면서 작품을 전시해요. 미술 분야에 초점을 맞추는 보통의 미술관과 달리 디자인, 영상, 시각미술이라는 3개의 축을 조화롭게 선보이거든요. 예를 들어 갤러리에 일본 스시 레스토랑을 통째로 옮겨놓는 식이에요. 그렇다면 가게 사진도, 시그니처 메뉴도, 상징적인 오브제도 아니고 굳이 레스토랑 전체를 이축해 놓은 이유가 뭘까요?
©시티호퍼스
전시관에 들어선 스시 레스토랑의 이름은 ‘키요토모’. 1980년대부터 일본 도쿄 신바시에서 영업을 했죠. 이 가게는 전설의 건축가로 불리는 ‘쿠라마타 시로’가 디자인했는데요. 그는 일본 건축뿐만 아니라 아시아 건축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죠. 그의 작품들은 뉴욕 모마를 포함해 전 세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지만, 안타깝게도 약 350곳이나 되는 상업 공간은 운명을 다하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었어요.
엠플러스는 그중 하나인 키요토모를 보존하기로 했어요. 가게는 2000년 중반에 문을 닫은 뒤 그 상태 그대로 남아있었죠. 엠플러스는 이를 일본에서 해체하고 홍콩에 옮겨 복원했어요. 일부가 아니라 공간 전체를 그대로 구현해야만 건축가의 진면목을 제대로 전할 수 있다고 봤거든요. 물론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밀리미터 단위까지 신경 쓰면서 1980년대 건축 풍경을 온전히 전시할 수 있게 됐죠.
엠플러스가 쏘아올린 홍콩의 새로운 별명
엠플러스에서는 하루 온종일을 보내도 시간이 부족해요. 33개의 섹션에서 작품 8,000여 점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뮤지엄 밖에도 홍콩의 풍경이 예술처럼 펼쳐져 있거든요. 뮤지엄을 나서면 공원이 있는데요. 이곳은 홍콩섬 센트럴 지역 건너편이라 홍콩의 스카이라인이 밀도감 있게 펼쳐져 있어요. 해 질 무렵 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낮과 밤의 비경을 동시에 볼 수 있죠.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여기에다가 서구룡 문화지구엔 함께 둘러볼 장소들이 많아요. 이 지역은 약 12만 평 규모로, 20년 이상에 걸쳐 진행된 홍콩 도심 재생 프로젝트의 결과예요. 투입된 공사비만 3조 원이 넘고요. 이곳에 광둥 오페라와 중국 전통극을 볼 수 있는 공연장인 ‘시취 센터’, 클래식 아트와 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홍콩 고궁박물관’, 도시에 여유를 불어 넣어주는 ‘아트 파크’ 등이 한데 모여있어 홍콩의 문화 수준을 높이는 중이죠. 게다가 현대 무용 등을 위한 퍼포먼스 공연장인 ‘리릭 시어터 콤플렉스’도 완공 예정이니 영향력은 더 커질 테고요.
지금껏 홍콩은 ‘금융의 허브’, ‘쇼핑의 천국’ 등의 별명을 가지고 있었어요. 경제 분야에서 홍콩의 면모가 돋보인 만큼 상대적으로 문화 영역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기가 어려웠죠. 하지만 서구룡 문화지구가 들어서면서, 홍콩은 이제 문화적으로도 새 역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이 지역에서 다양한 시도들이 시간에 따라 층층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 홍콩에 ‘예술의 성지’, ‘예술의 메카’ 등 또 다른 별명이 추가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Reference
HSBC Building by Norman Foster: Missing internal support structure
“맥 흐르는 곳 건물 안돼” 풍수가 반대하자 1층 없애고 ‘공중부양’한 홍콩상하이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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