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에 어디론가 떠날 계획이신가요? 어디로 여행을 떠나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여행을 가야하는지도 고민된다고요? 그렇다면 최근의 여행 트렌드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어요. 세계적인 여행 트렌드는 이제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에서 ‘내 삶에 최적화 된 여행’으로 바뀌고 있거든요.
예를 들어 볼게요. 출장을 겸해 여행을 떠나는 ‘블레저’ 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어요. 지속 가능성은 여행을 떠날 때의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됐고요. 화려한 도시보다는 저 외딴 곳에 떨어진 섬나라에서의 웰빙 경험이 더 주목 받고 있죠. 어쩌면 여행은 ‘나의 가치관을 제대로 실현해볼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게 됐는지도 몰라요.
이러한 변화를 메리어트 본보이 호텔 그룹이 미래 여행 트렌드로 정리했어요. 그들이 내세운 다섯 가지 키워드는 ‘윤리적 탈출(Ethical Escape)’, ‘뉴 프론티어 개척(Pioneering New Frontiers)’, ‘공정한 일정(Equitable Itineraries)’, ‘웰빙 목적지(Destination Wellbeing)’, ‘기술 강화 경험(Tech-enhanced Experiences)’이에요. 이 중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들을 함께 살펴볼게요.
2024 미래 여행 트렌드 미리보기
• #1. 알아야지만 알 수 있는 경험 - In-the-Known Experiences
• #2. 보존력이 독점적 경쟁력이다 - Conservation Climates
• #3. 일과 휴가를 동시에, ‘블레저’ - Wandering Workers
• 여행자들은 비용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고 있다
‘느린 여행(Slow travel)’. 메리어트 본보이가 선정한 2024년 여행 트렌드 중 하나예요. 보통 여행을 떠날 때는 최단거리의 비행 루트를 찾기 마련이죠. 하지만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는 최근의 여행 트렌드에서는 탄소를 저감하는 여행 방식을 선호하게 됐어요.
메리어트 본보이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여행인들 중 절반에 가까운 49%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목적지까지 비행기를 타지 않고 자동차나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한다고 해요. 특히 18~24세의 경우 그 수치가 64%까지 증가하죠.
이런 트렌드를 메리어트 본보이는 ‘가벼운 비행(Flight Light)’이라고 명명했어요. 윤리적인 여행을 선호하는 메가 트렌드의 한 종류예요. ‘가벼운 비행’이 유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비행 없는 여행’을 내세우는 여행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그 중 하나가 영국의 느린 여행 스타트업 ‘바이웨이(Byway)’예요.
바이웨이의 모든 여행 상품은 기차, 버스, 보트, 자전거 등의 이동 수단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죠. 여기에다가 숙박, 교통, 액티비티 등 지속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여행 코스를 큐레이션해요. 이런 가치관을 바탕으로 비콥(B Corp) 인증을 받기도 했죠.
놀랍게도 바이웨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행 산업이 둔화를 보였던 2020년 설립됐어요. 바이웨이를 창업한 캣 존스는 오히려 팬데믹이 촉매제가 됐다고 말하죠. 그는 ‘비행이 없어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어요. 매년 가족 여행을 하면서 여러 나라를 거치고, 기차나 배를 타는 등 느린 여행의 묘미를 알고 있었거든요. 팬데믹으로 인해 앞으로는 느린 여행이 보편화 되리라고 느꼈죠.
그의 예측대로, 느린 여행은 2024년 여행 산업 트렌드의 한 축이 됐어요. 지속 가능성은 이제 여행 산업에서 ‘유행’을 넘어 ‘필수’가 됐고요. 이를 보고 메리어트 본보이는 ‘윤리적 탈출(Ethical Escape)’이라고 이름 붙였어요.
이를 포함해, 메리어트 본보이가 2024년 여행 트렌드로 내세운 키워드는 총 다섯 개예요. ‘뉴 프론티어 개척(Pioneering New Frontiers)’, ‘공정한 일정(Equitable Itineraries)’, ‘웰빙 목적지(Destination Wellbeing)’, ‘기술 강화 경험(Tech-enhanced Experiences)’. 그중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들을 소개할게요.
ⓒByway
#1. 알아야지만 알 수 있는 경험 - In-the-Known Experiences
‘뉴 프론티어’라는 말을 이미 익숙해요. 2024년 여행 트렌드에서 다시 한 번 그 단어를 전면에 내세웠죠. 하지만 하위 항목인 ‘In-the-Known Experiences’라는 말은 생소해요. 간단히 해석하면, ‘알아야지만 알 수 있는 경험’이라는 뜻이에요. 가령, 아는 사람만 찾을 수 있는 외곽의 숙소,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레스토랑 등이 ‘알아야지만 알 수 있는 경험’에 포함되겠죠.
특히 럭셔리 소비자, 고소득층 집단일수록 ‘남들이 모르는’ 트렌드에 민감해요. 고소득층은 여행 산업의 주요한 소비자들인데요. 메리어트 본보이의 조사에 따르면, 유럽의 고소득층의 경우 연소득의 5분의 1 이상을 매년 연휴나 휴일에 지출한다고 해요. 이탈리아의 경우 연소득의 평균 22.7%, 독일의 경우 23.2%를 연휴를 위해 지출한다죠.
이에 따라 럭셔리 여행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어요. 컨설팅 그룹 딜로이트(Deloitte)에 따르면, 2021년 기준 9,820억 파운드(약 1,746조원)의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연평균 7.6%씩 성장할 거라 예상해요. 또한 영국 데이터 분석 업체 유고브(YouGov) 조사에 의하면 럭셔리 여행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여행 목적은 ‘자연에 가까워질 수 있는 독특한 경험(31%)이에요. 27%의 럭셔리 여행자는 ‘한적하고 조용한 지역의 숙소’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답했죠.
이들의 선호로 인해 ‘In-the-Know Experiences’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가 됐어요. 이들은 와이파이가 연결되지 않는 호숫가, 요가를 즐기고 원숭이를 볼 수 있는 야생 섬과 같은 여행지로 모이고 있죠. 내셔널지오그래픽 선정,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 아프리카의 세이셸 역시 그런 지역 중 하나예요.
세이셸 여행의 특징은 프라이버시예요. 특히 세이셸 북섬에 위치한 리조트, 럭셔리 컬렉션 리조트(Luxury Collection Resort)는 ‘손 닿지 않는’ 점을 제대로 활용한 숙소죠. 럭셔리 컬렉션 리조트의 주변에는 11개의 리조트 건물 외에 거의 아무것도 없어요. 각 11개 건물은 독채로, 프라이버시가 보장되고, 더블룸은 6,000달러(약 830만원)에 시작될 정도로 고가예요.
이곳이 얼마나 프라이빗하냐면, 수도인 빅토리아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20분을 다시 가야 하죠. 거대한 바위 뒤의 스파, 수련 연못으로 둘러싸인 레스토랑, 셰프가 직접 찾아오는 실내 식당 등. 리조트 뒤의 나무 숲에는 새와 거북이가 돌아다녀요. 럭셔리 컬렉션 리조트는 이렇게 프라이빗하고 자연친화적이기 때문에, 멸종 동식물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Luxury Collection Resort
ⓒLuxury Collection Resort
뉴욕의 부티크 여행사 엠바크 비욘드(Embark Beyond)의 설립자 잭 에존(Jack Ezon)은 이런 트렌드를 두고 “1990년대의 비공개 전화번호와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했어요. 그는 블룸버그 인터뷰를 통해 “점점 더 많은 고객이 도달할 수 없는 것을 원한다. 아무도 들어본 적 없고, 접근할 수도 없는 장소에 머무르기를 선호한다”고 덧붙였죠.
이런 ‘비접근성’ 트렌드는 숙박 시설뿐 아니라 다양한 투어를 통해 나타나요. 럭셔리 여행사 ‘더 루미네어(The Luminaire)’는 현지 문화에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투어를 기획하고 있어요.
그중 한 예가 ‘매그넘 포토 여행(Magnum Photos)’이에요. 국제 사진 협동조합인 매그넘 포토와 협력해, 호기심 많은 여행객들이 전문 사진가들과 함께 여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죠. 유명 현대 사진작가 조나스 벤딕센([Jonas Bendiksen](Jonas Bendiksen)과 노르웨이 북부를 여행하거나, 크리스티나 가르시아 로데로(Cristina Garcia Rodero)와 함께 멕시코 전역을 여행하며, 참여자들은 사진에 대한 철학과 기술을 배울 수 있었어요.
ⓒJonas Bendiksen
접근이 어려운 프라이빗한 숙소, ‘알아야만 경험할 수 있는’ 투어 활동은 여행객들에게 ‘부가 가치’로 여겨져요. 이제 ‘럭셔리 여행’은 단순히 고급스러운 호텔과 비싼 식사가 아니라, ‘진입장벽이 높은 여행’을 뜻하게 됐죠. 이에 대해 유명 호텔 디자이너 빌 벤슬리(Bill Bensley)는 아키텍쳐 다이제스트(Architectural Digest)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요령 있는 여행자들은 더 이상 꽃이 가득한 호텔의 로비를 신경 쓰지 않아요. 그들은 새로운 길을 찾거나, 물총새를 보기 위해 보트를 탈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를 찾고 있지요. 이건 로비에 어떤 종류의 꽃이 있는지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인생을 바꾸는 경험이에요.”
-빌 벤슬리, 아키텍쳐 다이제스트에서
#2. 보존력이 독점적 경쟁력이다 - Conservation Climates
지속 가능성은 이제 트렌드를 넘어 여행에 있어서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가 됐어요. 글로벌 리서치 그룹 민텔(Mintel)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소비자 중 58%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답했어요. 세계 곳곳에서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죠. 이와 관련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유럽, 중동, 아프리카 최고 영업 마케팅 책임자 닐 존스는 이렇게 말했어요.
“차세대 여행자들은 여행과 경험을 통해 자신이 믿는 가치에 따라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해요. 그들은 방문하는 장소와 더 깊고 정서적인 연결을 만들고자 하죠. 현지 환경을 이해하고 그 속으로 가까이 들어가며, 현지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는 거예요.”
_메리어트 본보이 2024 미래 여행 트렌드에서
메리어트 본보이는 2024년도 이어질 지속 가능성 여행 트렌드를 ‘윤리적 탈출(Ethical Escape)’이라고 명명했어요. ‘윤리적 탈출’을 뒷받침하는 여행 업계 변화로는 세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로 지역 사회를 의식하는 여행이에요. 쉽게 말해, 보다 로컬에 도움 되는 여행을 지향하는 거예요.
두 번째로, ‘가벼운 비행’, 즉 ‘느린 여행’을 선호하는 트렌드입니다. 앞서 소개한 ‘바이웨이’와 같은 느린 여행사들이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어요. 이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죠.
ⓒWithlocals
마지막으로, ‘기후 보존(Conservation Climates)’ 역시 ‘윤리적 탈출’의 중요 포인트예요. 메리어트 본보이의 조사에 따르면, 이미 중동 지역의 대다수 여행자들이 여행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있어요. 사우디아라비아 여행자 중 77%, UAE 여행자 중 84%가 여행 계획 중 지속 가능성 자격 증명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답했죠. 유럽 여행자 역시 응답자의 약 절반이 친환경 숙박 시설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해요.
그래서 산을 깎아 호화롭게 지은 대형 호텔보다 전통적인 주거 지역에 영감을 받은 초가집 형태의 리조트, 나무나 돌 등 현지 천연 소재를 사용한 호텔 등 지형을 변형시키기보다 보존한 숙박 시설이 더 인기예요.
영국의 여행매거진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Condé Nast Traveller)의 지속 가능성 에디터 줄리엣 킨스맨(Juliet Kinsman)은 새로운 독점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요. 부동산을 개발하기보다, 자연 환경을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여행업이 새롭게 누릴 수 있는 ‘독점성’이라고 말하죠.
“사람들은 기존 목적지, 서식지, 심지어 구조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장소를 찾고 있어요. 그들은 무언가를 허물고 그 자리에 새 건물을 짓는 부동산 개발에는 관심이 없고, 지역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공간을 찾고 있죠. 이것이 바로 새로운 독점성입니다.”
_줄리엣 킨스맨, 메리어트 본보이 2024 미래 여행 트렌드에서
좋은 예가 노르웨이에 있어요. 노르웨이에 있는 ‘주벳 랜드스케이프 호텔(Juvet Landscape Hotel)’은 ‘대자연을 품은 호텔’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죠. 호텔의 목적 자체가 지형을 최대한으로 보존하는 것이거든요. 자연 보호 구역 안에 있는 호텔은 울창한 초목과 가파른 지형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어요. 그래서 통나무집과 스파가 기둥 위에 지어져 있는 등 독특한 형태를 갖추고 있고요.
주벳 랜드스케이프 호텔은 영화 <엑스 마키나>의 촬영지로도 유명한데요. 영화 속에서 A.I. 로봇을 개발하는 비밀 연구소가 바로 이곳이죠. 외지고 으스스한 숲 속 대저택처럼 묘사된 이곳은, 실제로 외진 곳에 있어요. 노르웨이의 서부 해안 소도시 올레순에서 차로 90분 거리에 있거든요. 지형을 변화시키지 않은 탓에 산기슭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통나무집 안에서는, 통유리로 광활한 숲이 펼쳐져요.
이곳에서는 여행객이 경험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자체가 친환경적이에요. 전화, TV, 헤어드라이어기 등 전기가 필요한 대부분의 가전제품이 없거든요. 어메니티는 유기농 제품을 사용하고, 와이파이 또한 터지지 않아요. 이곳에서 해야 할 일은 그저 오두막 밖으로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고, 하이킹을 하고, 100년 된 농장 건물을 복원한 숙소를 즐기는 거예요.
ⓒJuvet Landscape Hotel
ⓒJuvet Landscape Hotel
#3. 일과 휴가를 동시에, ‘블레저’ - Wandering Workers
‘블레저(Bleisure)’라는 신조어가 있어요. 비즈니스(Business)와 레저(Leisure)의 합성어예요. 업무상 출장과 여가가 합쳐진 건데요. 쉽게 말해 출장을 겸해 개인 휴가 일정을 덧붙여 여행도 즐기는 문화를 뜻해요. 메리어트 본보이는 이 블레저 문화가 미래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봤어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여행하는 근로자(Wandering Workers)’ 그룹이 대대적으로 생겨났다고 말하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 근무가 보편화되면서, 블레저 여행은 더욱 상업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어요. 인도의 시장조사업체 모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
)에 따르면, 블레저 시장은 2024년 약 5,585억 5,000만 달러(약 773조 8,710억원)로 예측되며, 2029년까지 약 8,804억 3,000만 달러(약 1,219조 8,357억원)에 이를 전망이에요.
그렇다면 블레저 트렌드 맞춰 여행업은 어떻게 변화했을까요? 먼저, 호텔의 경우 일할 환경과 즐길 환경이 고루 갖춰져야겠죠. 그래서 하이브리드 모델의 숙박 시설이 경쟁력을 갖게 될 거예요.
미래 학자 루시 그린(Lucie Greene)은 “호텔은 사람과 장소 사이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여행객이 자신을 손님이 아닌 거주자처럼 느끼도록 하는 공간 디자인이 주목 받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장기 체류에 걸맞고, 집과 같은 서비스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영국의 호텔 그룹 버치(Birch) 역시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2023년, 교외 휴양지에 ‘버치 셀스돈(Birch Selsdon)을 오픈했죠. 200에이커(약 24만 4,800평) 규모 부지에 자리 잡은 이 숙소는, 넓은 업무 공간과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야외 공동 작업 공간을 마련해 두었어요.
버치 셀스돈은 ‘시대의 재정의’를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예요. 영국 크로이던에 위치한 이 호텔은 사실 19세기 지어진 저택으로, 1920년대부터 호텔로 쓰였던 건물을 리노베이션했거든요. 호텔의 인테리어는 복원에 중점을 두었지만, 그 쓸모는 블레저 여행객들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어요.
비치 셀스돈에는 독서실, 스크리닝 룸, 헬스장 등 직장인들이 필요로 하는 공간들이 구비되어 있어요. 또한 버치 셀스돈은 멤버십을 가입하면 코워킹 스페이스로도 사용할 수 있게 오픈되어 있고요. 야외 작업 공간을 사용할 수 있고, 숙박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죠.
ⓒBirch Selsdon
ⓒBirch Selsdon
블레저 수요가 증가한다는 것은, 호텔의 입장에서 유연함이 더 중요해진다는 의미예요. 비즈니스 목적으로 호텔을 방문했던 고객이 즉각적으로 여가 목적으로 전환하기 때문이죠. 호텔은 이 빠른 변화에 융통성 있게 대응하고, 모든 요구를 충족하는 카멜레온이 되어야 해요. 버치 셀스돈이 코워킹 스페이스를 지향하지만, 이 모든 공간을 휴식처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게끔 인테리어한 이유죠. 실제로 버치 셀스돈에는 업무 공간이나 스튜디오 외에도 재야생화를 거친 녹지 공간, 야외 활동을 위한 테니스장 등이 구비되어 있어요.
블레저에 관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닐 존스는 이렇게 말해요.
“여행자들은 이제 비즈니스를 통해 여행 목적지를 경험할 수 있어요. 과거에는 목적지에 도착해 업무를 보고, 가능한 한 빨리 본국으로 돌아가는 게 목표였죠. 하지만 이제는 하루나 이틀을 더 머물거나, 어떤 경우에는 더 오랜 기간 여행을 즐기죠. 이를 위해 가족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떠나고 있기도 하고요.”
_메리어트 본보이 2024 미래 여행 트렌드에서
여행자들은 비용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을수록 럭셔리한 여행으로 간주되고, 환경을 보존할수록 윤리적인 여행으로 여겨지며, 일과 여가의 경계가 유연할수록 공정한 여행으로 인식되는 미래 여행 트렌드. 이 트렌드는 앞으로 더 견고해질 것으로 보여요. 이들이 단순히 유행으로 찾아온 트렌드가 아니라, 사람들의 가치관이 바뀌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죠.
메리어트 본보이의 조사에 의하면, 사람들은 여행에 쓰이는 비용을 이전보다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특히 숙박 비용의 경우 3년 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유럽 여행자 중 65%에게 핵심 요소였죠. 스페인 여행자의 경우 71%가 숙박비에 가장 민감했어요. 다만, 이를 통해 여행자들은 여행에서 자신이 우선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재정의하는 기회를 가졌어요.
“여행자들은 일반적으로 호텔 혹은 여행을 위한 지출을 감축할 것으로 보여요. 대신, 오늘날의 여행자들은 자신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예산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했죠. 여행은 아마도 사람들이 비용을 줄이는 마지막 영역 중에 하나일 거예요. 사람들에게 여행이 갖는 의미에 변화를 가져왔거든요. 이것이 바로 여행 업계가 낙관적인 이유입니다.”
-닐 존스, 메리어트 본보이 2024 미래 여행 트렌드에서
메리어트 본보이가 소개한 미래 여행 트렌드의 굵직한 흐름을 정리해 볼게요. 여행자들의 가치관이 ‘한 번 여행 갈 때 즐길 거 다 즐기고, 예산을 남김없이 쓰자’는 주의에서, ‘내 삶에 무리가 가지 않고 가치관이 흐트러지지 않게 여행하자’로 바뀌고 있어요. 그래서 여행을 하며 일도 하고 싶어 하고, 환경도 보호하는 등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는 거죠.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최적화할 수 있는 기회’로, 여행이 재정의되고 있는 시대에 또 어떤 새로운 기회들이 생겨날까요?
Reference
Meet Byway, the slow travel startup making holidays flight free, Maddayness
Juvet Landscape Hotel, Valldal, Norway, SUITCASE
THE LUMINAIRE DEBUTS MAGNUM PHOTOGRAPHY TRIPS, GLOBETRENDER
North Island, a Luxury Collection Resort, Seychelles, Condé Nast Traveller
BIRCH DEBUTS SECOND CO-WORKING LIFESTYLE HOTEL OUTSIDE LONDON, GOBETRENDER
Birch Selsdon hotel takes over 19th-century mansion in Croydon, dez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