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위에 앉는 것이 가능할까요? 소파 브랜드 ‘러브색’의 ‘스텔스테크’와 함께라면 소리 위에 앉을 수 있어요. 스텔스테크는 소파에 스피커를 넣은 기술이에요. 소파 하단에 극장용 음향 전문 업체인 ‘하만 카돈’의 디지털 서라운드 스피커와 우퍼를 설치해 마치 영화관에 온 듯한 소리와 진동을 즐길 수 있죠. 이제 영화관이 소파와 경쟁하는 시대가 된 거예요.
스텔스테크는 어느날 갑자기 개발한 기술이 아니에요. 소파라는 한 우물을 판 결과이죠. 러브색은 소파를 가구가 아니라 플랫폼으로 정의하고, 소파를 구성하는 요소를 모듈화시켰어요. 이렇게 모듈화시키니 라이프 스타일 혹은 라이프 사이클에 맞게 소파의 구성 요소를 빼거나 더할 수 있고 스텔스테크처럼 새로운 기술을 붙일 수도 있는 플랫폼이 되는 거죠.
한 때 파산 신청을 했지만, 지금은 16분기 연속 매분기 25% 이상씩 성장하는 러브색. 부활의 기술뿐만 아니라 한 분야의 전문 브랜드가 된다는 것의 정석을 보여주는 러브색을 하나씩 뜯어볼게요.
러브색 미리보기
• 레고처럼 조립하는 소파
• 당신의 성장과 함께 하겠다는 철학
• 부활의 기술, 집중 또 집중
• 보이지 않는 소리 위에 앉는 고객 경험
• 같은 시작점, 다른 도착점
아침에는 4명이 앉았다가, 점심에는 12명이 앉았다가, 저녁에는 2명이 앉는 것은 무엇일까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가 아니에요. 대만의 가구 업체 '스트레치 디자인(Stretch Design)'에서 만든 소파, '플렉시블 러브(Flexible Love)' 얘기예요. 1명에서부터 최대 16명까지 앉을 수 있는데 비결은 소파 재질에 있어요. 보통의 소파 프레임은 딱딱한 나무나 플라스틱이에요. 소파의 크기를 늘리거나 줄이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죠.
그런데 플렉시블 러브는 뼈대와 시트 모두를 종이로 디자인했어요. 쉽게 접고 필 수 있는 종이의 특성을 이용해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하죠. 아코디언처럼 길게 펼쳐 일자로 앉을 수도 있고, 동그랗게 말아서 원형으로 앉을 수도 있어요. 최대 450cm까지 늘어나지만 접으면 20cm가 되죠.
ⓒStretch Design
종이는 환경을 생각해 재생지를 사용해요. 앉는 부분은 재활용 종이를 골판지로 만들어 디자인했고, 손잡이 용도의 양쪽 끝 합판 부분은 산업 폐목재를 활용했어요. 기존의 자원을 재활용해 친환경적인 건 물론이고, 접으면 부피가 작아지니 포장할 때도 상대적으로 적은 자원이 소모돼요.
종이로 만들었으니 내구성이 약할 테고, 결국 컨셉트카 같은 관상용 아니냐고요? 천만에요. 16인석 소파의 경우 무게가 약 25kg 정도인데 무려 2,000kg까지 견딜 수 있어요. 125kg인 사람이 16명 앉을 수 있는 거죠. 이런 튼튼함은 소파 내부 구조 덕분이에요. 벌집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거든요. 육각형의 벌집 구조는 압력이 동일하게 퍼지게 하는 효과가 있어요. 소파를 벌집 구조로 촘촘하게 만드니 많은 사람이 앉아도 끄덕없죠. 심지어 이 기술로 미국 특허까지 받았다고 하네요?
이렇게 소파를 길게 늘려서 활용도를 높이는 기발한 아이디어도 있지만, 반대로 긴 소파를 잘게 쪼개어 활용도를 높이는 브랜드도 있어요. '러브색(Lovesac)'이에요.
ⓒ시티호퍼스
레고처럼 조립하는 하는 소파
“색셔널은 제품이 아니라 플랫폼입니다.“ (Sactional is a Platform, not a product)
러브색은 소파 회사지만, 소파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요. 소파를 가구가 아니라 플랫폼으로 접근하거든요. IT회사도 아닌데 플랫폼이라니, 이해를 돕기 위해 러브색의 제품 라인부터 시작해 볼까요?
러브색은 두 가지 형태의 제품 라인업이 있어요. 빈백 형태의 '색(Sac)'과 소파 형태의 '섹셔널(Sactional)'이에요. 그중에서도 시그니처 모델은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섹셔널이에요. 그냥 보면 일반 소파 같지만 뜯어 보면 차이점이 있어요. 섹셔널은 '모듈화된 소파'거든요.
ⓒLOVESAC
섹셔널 소파의 모듈은 크게 시트(Seat)와 사이드(Side)로 나뉘어요. 시트는 앉는 부분이고, 사이드는 팔이나 등을 기댈 수 있는 테두리 부분이죠. 일체형으로 나오는 대부분의 소파와 달리, 섹셔널은 모듈화되어 원하는 소파 디자인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어요. 쉽게 분리되고 다시 붙일 수 있으니 공간과 상황에 맞춰 여러 가지 형태로 배치할 수 있다는 뜻이죠.
ⓒLOVESAC
예를 들어 1개의 시트를 구매하고, 2개의 사이드를 구매한다고 해볼게요. 그러면 시트만 있는 소파, 등받이만 있는 소파, 왼쪽 팔걸이가 있는 소파, 오른쪽 팔걸이가 있는 소파, 양쪽 팔걸이가 있는 소파 등 상황에 맞춰 최대 5가지 형태의 소파로 활용할 수 있어요. 시트와 사이드의 개수가 많아질수록 조합할 수 있는 디자인도 다양해져요.
ⓒ시티호퍼스
이렇게 모듈화시키니 플랫폼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거예요. 플랫폼이라고 하면 흔히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는 장인데, 러브색은 여러가지를 더하거나 뺄 수 있는 바탕이라는 뜻으로 플랫폼이란 말을 사용하고 있어요. 레고처럼 조립하면서 라이프 스타일 혹은 라이프 사이클에 맞게 소파의 구성 요소를 자유자재로 붙이거나 쌓을 수 있다는 뜻이죠.
당신의 성장과 함께 하겠다는 철학
브랜드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독보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 해요. 소파 회사들도 마찬가지예요. 특정 소재만 취급한다거나 특유의 디자인을 자랑하는 등 제품의 주된 특징을 내세우죠. 하지만 러브색은 커스터마이징이 시그니처예요. 온전히 고객의 취향과 편의에 맞춰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거든요.
모듈화로 원하는 소파 디자인을 가질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죽, 폴린넨, 벨벳, 데님 등 패브릭 종류부터 색상, 내부 충전재까지 직접 선택할 수 있어요. 고객에게 '멋지게 만들어 놓은 소파에 당신의 삶을 맞추세요.'가 아닌 '소파가 당신의 삶에 맞출게요'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거예요.
ⓒ시티호퍼스
고객은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3D 프로그램을 통해 공짜로 이 모듈화와 커스터마이징을 경험할 수 있어요. 시트와 사이드를 마음껏 조립해보고 마우스로 배치도 바꿀 수 있죠. 패브릭, 색상, 내부 충전재 선택도 얼마든지 가능하고요. 물론 인터넷으로 구현한 이미지이기에 실제 우리집 공간에 들어갈지, 집 분위기와는 어울릴지 궁금한 사람도 있을 거예요. 러브색이 이를 모를 리 없죠. 그래서 정확한 치수를 제공하고 화이트, 그레이, 브라운 등 바닥 색상에 선택권을 주어 실제 집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줘요. 이렇게 디자인된 소파를 360도 회전하고 확대 축소하면서 고객은 집안의 전체적인 풍경을 그려볼 수 있어요.
ⓒLOVESAC
모듈화 경험은 오프라인에서도 이어져요. 러브색 매장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종업원이 자석이 붙은 나무 블럭들을 건네요. 모듈화 개념을 가장 쉽고 재밌게 경험할 수 있는 도구들이에요. 사고 싶은 소파의 모습을 나무 블럭으로 구현하고 재구성해보면서 실제 완성될 소파의 청사진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거죠. 물론 매장에 카탈로그와 사진 정보 등이 있지만, 체험을 통해 직관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해요.
ⓒ시티호퍼스
ⓒLOVESAC
소파를 모듈화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우선 재고 관리에 부담이 없어요. 모두 같은 규격이라 특정 모델만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일 걱정을 할 필요가 없고, 완제품보다 부피가 작으니 배송도 용이하죠. 하지만 그것만이 모듈화 소파를 만드는 목적은 아니에요.
“Designed For Life”
소파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에요. 비싼 가격과 품질 만큼이나 오랫동안 쓸 것을 생각하고 구입해요. 그런데 TV나 냉장고 등 생애주기가 변해도 크게 영향이 없는 가구와 달리, 소파는 영향을 받아요. 자취를 할 때, 결혼을 하고 나서, 아기가 생기고, 자식들이 떠난 후 등 생애주기의 각 단계별로 필요한 소파의 크기나 모양이 달라요.
자취를 할 때는 혼자 쓸 소파만 있으면 되지만 가족이 생기면 4인 소파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사를 가거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재배치를 하는 경우도 다반사죠. 모듈화된 소파는 라이프사이클과 라이프스타일의 모든 변수에 맞출 수 있어요. 소파가 추가로 더 필요하다면 구매해서 연결하면 되고, 상황에 따라 재배치하거나, 일정 부분만 바꾸거나 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으니까요.
ⓒ시티호퍼스
부활의 기술, 집중 또 집중
모듈화된 소파를 앞세워 2018년 러브색은 상장을 해요. 그 이후 2022년까지 16분기 연속 매출이 상승하죠. 그렇다고 처음부터 성장가도를 달렸던 건 아니에요. 심지어 2006년에는 파산 신청도 한 경험이 있는 걸요. 파산에서 부활한 러브색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러브색의 시작은 색(sac)이라는 거대한 빈백이었어요. 1998년 설립 후 2001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에 1호점을 오픈하고, 반응이 좋아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기 시작해요. 5년이 지난 후에는 70개 매장으로 확장하고, 그중 프랜차이즈 매장이 40곳이었죠. 매장만 늘린 게 아니라 라인업도 늘렸어요. 빈백과 더불어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장식용 액세사리들도 판매하죠.
ⓒLOVESAC
무리한 확장으로 러브색은 무너지기 시작해요. 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외적으로는 성장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내적으로는 곪아갔던 거예요. 프랜차이즈 점포들이 갑자기 많아지자 통제가 어려웠고, 점포마다 수익성이 다르니 일관된 전략을 짜는 것도 불가능했어요.
제품의 라인업도 문제였어요. 객단가를 높이고, 다양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 라인업을 늘렸지만, 판매되는 속도보다 재고로 남는 속도가 더 빨랐어요. 팔리지 않은 제품들은 그대로 악성 재고가 되었죠. 결국 2006년 러브색은 파산을 신청해요. 그것도 30억 원의 빚과 함께요.
브랜드의 가능성을 본 사모펀드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나지만, 7억 원이라는 가격에 인수 당한 뒤 CEO의 남은 지분은 1.2%에 불과했어요. 하지만 그래도 살아남았죠. 기적적으로 회생한 러브색은 모든 것을 정리하고 소파에만 집중해요.
가장 먼저 무리한 확장의 원인이었던 프랜차이즈 모델을 없애고, 62개 지점을 폐쇄해요. 프랜차이즈 지점들도 대부분 사라졌죠. 그리고는 제품 라인을 단순화해요. 악성 재고로 남았던 카테고리를 전부 없애고, 빈백 색과 모듈화 소파 섹셔널만 남겼어요. 진정한 소파 회사가 된 거죠.
ⓒLOVESAC
“우리는 모든 머천다이징의 함정에서 빠져나왔어요. 악성 재고로 남는 것들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고, 수직적 통합으로 소파에만 집중하죠. 다른 카테고리에는 흥미도 없어요. 바로 그게 우리가 이기고 있는 이유예요.”
소파에 진심을 쏟아붓자 성장에도 속도가 붙어요. 2018년 6월 러브색은 나스닥에 상장해요. 상장 가격은 16달러였고 지금은 33달러에 거래되고 있죠. 매출 역시 꾸준히 증가해요. 상장 이후 4년 연속 매 분기 상승하고 있어요. 최소 25% 이상씩이요.
오프라인 영향력도 다시 회복하기 시작해요. 현재 러브색은 미국 전역에 70개의 쇼룸이 있는데 이는 파산하기 전의 수준을 회복한 숫자예요. 코로나 상황으로 모든 오프라인 쇼룸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28개 지점을 오픈했고, 2023년에도 이미 25개를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죠. 모두 소파에 집중한 결과 덕분에요.
보이지 않는 소리 위에 앉는 고객 경험
소파에 온전히 집중하자, 새로운 길이 보였어요. 이제 러브색은 고객의 바이오리듬을 쫓는 것을 넘어, 삶의 질을 높이면서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제스처까지 취해요. 다른 곳에서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신기술을 소파에 도입하면서 말이죠. 그 주인공이 2021년 11월에 선보인 '스텔스테크(StealthTech)'예요.
소파에 극장용 음향 전문 업체인 '하만 카돈(Harman Kardon)'의 디지털 서라운드 스피커와 우퍼를 설치해 마치 영화관에 온 듯한 소리와 진동을 즐길 수 있어요. 하지만 엄청난 기술의 음향 시스템이 있다고 해도 본질은 소파에요. 소리가 아무리 좋아도 커다란 스피커와 전선이 투박하게 나와 있는 걸 원하는 사람은 없겠죠. 기술 이름이 뭐라고 했죠? '슬며시, 몰래'의 뜻을 가진 'Stealth'였죠.
ⓒLOVESAC
“Invisible is Beautiful”
러브색은 스피커가 외부에 드러나지 않게 소파의 팔걸이에 서라운드 스피커를 설치하고, 쿠션에 우퍼를 설치했어요. 무선 시스템이라 선도 필요 없어요. 기술이 어시스트를 하고, 디자인이 마무리를 했네요. '보이지 않는 것이 아름답다'니, 오히려 숨은 스피커 기능을 조명하는 재치도 돋보여요.
ⓒ시티호퍼스
스텔스테크 기술이 러브색의 모듈화와 만나니, 효과는 배가 돼요. 스텔스테크의 음향은 고객이 소파를 어떤 레이아웃으로 배치해도 같은 품질을 유지해요. 독자적인 기술로 소파 배치에 맞춰 음향 시스템을 자동적으로 조정해주거든요. 연인끼리 오붓하게 보기 위한 콤팩트한 소파 구성도, 가족끼리 영화 관람을 위한 널찍한 구성도, 어디에 어떻게 앉아 있든 모두가 최상의 소리를 즐길 수 있어요.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가지고 있는 소파 천의 종류, 심지어 천의 색상까지도 인지해 그에 맞는 최상의 소리를 제공해요.
ⓒLOVESAC
최소 5,400달러에서 시작해 13,000달러까지 훌쩍 넘어버리는 이 소파를 누가 사겠냐고요? 하지만 생각해보면요, 인공지능 스피커를 경험하기 전까진 아무도 그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했어요.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 없이는 이제 외출도, 심지어는 화장실도 들어가지 못하고요.
스텔스테크 기술도 마찬가지예요. 한번 맛을 본 사람은 그 몰입적이고 편리한 경험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해요. 소파에 앉는 순간 소리가 온몸을 휘감는다고요. 뉴욕 러브색 매장에 간다면, 속는 셈 치고 가장 안쪽 공간에 있는 3인용 스탤스테크 소파에 앉아보세요. 참고로 매장 직원에 따르면, 구매를 한 고객들이 소파에 앉지 않더라도 음악을 듣는 용도로 사용한다고 하네요.
신기술이지만 기존 고객을 잊지는 않았어요. 스탤스테크는 2021년에 개발됐지만, 섹셔널은 2006년부터 나왔죠. 기존 고객들을 위해 스텔스테크는 손쉽게 장착이 가능하도록 디자인됐어요. 섹셔널 제품이라면 어떠한 패브릭, 구성의 소파에도 설치할 수 있죠. 2021년 말 나온 스텔스테크에 힘입어 러브색의 2022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56% 성장해요. 숫자 자체도 놀랍지만, 경제가 침체되고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더욱 의미가 큰 숫자죠.
같은 시작점, 다른 도착점
뉴욕에는 모듈화 소파를 파는 브랜드가 또 있어요. 두 명의 대학생이 창업한 '버로우(Burrow)'예요. 소파 조립법이나 배송 방법 등에는 러브색과 차이가 있지만 소파를 ‘모듈화'시켰다는 근본은 동일하죠. 2017년 시작한 버로우는 2018년 뉴욕에 첫 매장을 오픈해요. 하지만 단순히 판매를 목적으로 한 매장이 아니었어요. 사람들이 와서 편하게 즐기고 갈 수 있는 거실 같은 쇼룸을 기획했죠. 소파는 단순히 거들 뿐이고요. 심지어 쇼룸 지하에는 커다란 스크린과 편안한 소파를 비치해 영화도 볼 수 있어 매장 오픈 당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어요.
ⓒBurrow
그런데 바로 다음해 러브색과 버로우가 법정에서 만나는 일이 발생해요. 2019년 러브색이 버로우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했거든요. 러브색은 이미 2006년부터 모듈화 소파를 디자인해 생산하고 있었는데, 버로우가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에요. 결국 러브색이 소송을 취하하며 결론이 나지는 않았지만, 모듈화 소파에 대한 각 회사의 강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죠.
재미난 건, 소송을 8개월간 지속할 만큼 두 곳 모두 모듈화 소파에 집착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다는 점이에요. 러브색은 집중을, 버로우는 확장을 향해서요. 러브색은 제품 라인업을 늘리지 않고 고도화를 택했어요. 그래서 스텔스테크와 같은 기술도 만들었죠. 반면 버로우는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어요. 집안의 가구들을 모두 혁신하겠다는 생각으로 테이블, 선반 등의 제품군까지 확장하고 있죠.
물론 어떤 브랜드가 비즈니스의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사이즈의 차이가 있지만 두 회사 모두 꾸준히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서로가 맞다고 생각한 분야에서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으니까요. 그저 우리는 소파에 편하게 앉아 앞으로 이들의 행보를 지켜보면 될 것 같네요.
Reference
• 러브색 공식 홈페이지
• 스트레치 디자인 홈페이지
• From bankruptcy to IPO, how Shawn Nelson built America’s fastest-growing furniture retailer, Business of Home
• Burrow opens its first brick-and-mortar—and it has a movie theater, Business of Home
• The Lovesac Company v. Burrow, Inc. (1:19-cv-005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