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를 가지고 놀면서, 고객에게 ‘기쁨’을 파는 법

희차

2023.02.27

‘희차가 흑화했다!’


흑화(黑化)는 선량한 인물이 특정 사건을 계기로 인격과 성향이 180도 변하는 것을 가리켜요. 보통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등 이야기 속에서 극적인 재미를 주기 위한 장치로 종종 쓰이죠.


그런데 2022년 4월, 중국 유명 밀크티 브랜드인 ‘희차’가 흑화했다는 소식이 소셜미디어를 뒤덮었어요. 긍정적인 이미지를 줘야 할 브랜드가 흑화되었다니 이게 무슨 말일까요? 국민 밀크티가 부정적인 사건에라도 휘말린 걸까요? 혹은 의도적인 노이즈 마케팅인 걸까요?


희차가 10주년을 맞이해 공개한 ‘흑화’는 스트리트 패션의 대부라 불리는 후지와라 히로시와 컬래버레이션한 결과물이에요. 이 컬래버레이션으로 과열된 크로스오버 마케팅의 새로운 획을 그었죠. 어떻게냐고요?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포함해 브랜드를 넘어 콘텐츠가 된 희차의 마케팅 전략을 하나씩 살펴볼게요.


희차 미리보기

 새로운 음료라면 마시는 방식도 달라야 한다

 어느 금손의 패러디 로고로 시작된 희차 로고 대전

 식상해진 컬래버레이션 전략을 업그레이드한다

 브랜드를 넘어 콘텐츠가 된 희차




2017년 상하이, ‘3시간 이상 대기해야 맛볼 수 있는 밀크티’로 소문나며, 첫 오픈 당일 7시간 넘는 대기 행렬을 만든 가게가 있었어요. 당시 리셀러까지 등장해 1잔당 5천 원 내외 하는 밀크티를 수만 원대로 판매할 정도였죠. 이에, 가게는 신분증으로 1인당 하루 최대 2잔까지 구매를 제한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어요. 업계 최초 실명인증제를 도입해 더욱 유명해진 이 밀크티가 바로 ‘희차'예요.


희차는 원래 황차(皇茶 royal tea)란 이름으로 2012년에 중국 광동 심천 지역에서 탄생했어요. ‘심천의 명물 밀크티'로 유명해졌죠. 심천을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자랑하듯 밀크티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공유했어요. 그 덕에 심천에 가보지 않은 사람들도 심천하면 자연스레 황차를 떠올릴 정도였어요. 유명세를 타자 상표권 문제가 불거졌어요. 3년간 분쟁을 벌이다 결국, 기쁠 희(喜)를 붙여 ‘희차'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죠. 그런데 훗날 돌이켜보면 이는 전화위복 이상의 신의 한 수였어요.



희차 매장 전경 ©희차


희차가 높은 품질의 차 음료뿐 아니라, 창의력이 넘치는 마케팅, 고객 간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이름 그대로 ‘기쁨을 주는 차'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거든요. 최근엔 Z세대들의 결혼식장에서 희당(喜糖 약혼식이나 결혼식 때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사탕) 대신 희차(喜茶)를 나눠주는 게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을 정도예요.


중국 내 밀크티 시장은 한국의 커피 시장 이상으로 치열해요. 하루에도 수많은 밀크티 점포가 오픈하지만 그만큼 많이 사라지기도 해요. 그런데 희차는 브랜드 출범한 이래 많은 경쟁 브랜드가 계속해서 치고 올라오는 와중에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어요. 밀크티 한 잔으로 고객을 줄 세우고, 오픈런하게 만드는 희차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새로운 음료라면 마시는 방식도 달라야 한다


‘진짜 과일, 진짜 우유, 진짜 차’


희차 차 음료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드러내는 한 줄 카피예요. 희차가 시장에 나오기 전까진 찻잎 분말과 가루우유를 혼합한 가성비 좋은 밀크티 브랜드들의 전성시대였어요. 여기에 설탕을 가득 넣어 맛을 내는데, 설탕을 넣지 않으면 마시기 힘들 정도로 맛이 형편없었죠.


창업자인 녜윈천(聂云宸)은 전통적인 ‘차'의 건강한 음료란 이미지와 달리, 대중들이 접하는 차 음료들은 생각보다 건강하지 않다는 점이 모순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좋은 재료로 젊은 사람들도 맛있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차 음료를 만든다는 모토로 시작한 거예요.


희차는 처음부터 프리미엄 차 음료로 포지셔닝했어요. 가격이 시중의 보통 밀크티보다 2배 이상 비싸요. 저품질의 원료나 가공된 재료를 쓰지 않고, 대만 및 중국 각지에서 엄선한 찻잎, 호주산 치즈와 일본 메이지 우유, 제철 과일 등을 사용해요. 그렇게 탄생한 것이 희차 시그니처인 크림치즈 티예요. 찻잎으로 우린 차에 직접 만든 우유와 단단한 치즈 거품을 두껍게 올린 것이 특징이죠.



희차의 시그니처 크림치즈티 ©희차


여기에 다양한 색상의 차와 크림의 선명한 대조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반투명한 테이크아웃 컵을 사용했어요. 컵을 45도 기울여 마시는 캐릭터 로고를 통해 희차 마시는 법을 자연스레 유도했고요. 크림치즈 티를 처음 마시는 고객들이 밀크티 마실 때처럼 빨대로 음료 하단부터 마시거나 휙휙 섞어 마시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함이었죠. 실제로 캐릭터처럼 잔을 들고 기울여 먹어야만 치즈 거품과 차 음료가 적당한 배합으로 입에 들어와 희차가 의도한 대로 음료를 즐길 수 있거든요.



2022년 희차 로고 삼단변화 ©희차


이 로고 속 캐릭터 이름은 아희(阿喜)예요. 2022년 초까지 로고의 본 형태를 큰 변화 없이 유지하다가 2022년 9월, 검은 머리 음영과 잔을 잡은 손가락을 없앴어요. 이윽고 검은색 테두리를 황금색으로 바꿨죠. 미니멀리즘이란 시대적 흐름에 따른 변화로 단순화 시킨 게 아니냐고요? 사실 희차 로고가 바뀐 데에는 더 재미난 사연이 숨겨져 있어요.



어느 금손의 패러디 로고로 시작된 희차 로고 대전



사건의 발단이 되었던 희차 로고 전신도 ©웨이보



희차 로고 전신도 웨이보 키워드 정보 ©웨이보


모든 사건의 시작은 2021년 10월, 한 누리꾼이 올린 희차 패러디 로고에서 시작됐어요. ‘희차 logo 전신도’란 이름으로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이 로고는 아희가 희차를 너무 많이 마셔서 배가 불룩하게 나온 모습이었죠. 창작자는 “이 로고가 진짜 아희의 모습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내 모습인 건 팩트”라고 코멘트를 달았는데, 이에 사람들은 열렬한 공감과 반응을 보였어요. 순식간에 #희차logo전신도(喜茶logo全身图)란 검색어는 소셜미디어를 달궜죠.



누리꾼들이 만든 희차의 전신도들 ©희차


희차는 이 현상을 지켜만 보고 있지 않았어요. 희차는 진짜 전신도를 공개하며 웨이보에서 #logo변장 (#Logo变装) 이란 태그로 챌린지를 진행해요. 누리꾼들이 재치 있게 변형한 아희들은 마치 인터넷 밈(meme)처럼 순식간에 퍼져나갔어요. 누군가가 남긴 “아희의 정면 모습이 궁금하다"라는 게시글에 희차는 “당신에게 펜을 맡길게요. 그려주세요.”라고 댓글을 남기며 센스 있게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죠. 희차의 입장에선 마케팅 비용을 1원도 쓰지 않은 채 한 달 넘게, 소셜미디어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브랜드를 노출시켰을 뿐 아니라, 브랜드 로고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게 함으로써 고객들과 브랜드 친밀도를 강화한 거예요.


1년이 지난 후, 희차는 본격적으로 상금을 내걸고 희차 로고 전신도 대전을 개최해요. 상금까지 걸리자 몇몇 네티즌들이 “나는 똥손이니까, 금손들의 활약을 지켜보기만 해야겠다.”란 반응을 보였는데요. 여기에 희차는 “반드시 금손일 필요 없이 재밌는 아이디어로 ‘기쁨(喜)’만 줄 수 있다면 된다"라는 포스터를 덧붙이며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어요.



희차 로고 전신도 대전 공고 ©희차



“잘 그릴 필요 없이 기쁨만 줄 수 있으면 된다”는 내용이 담긴 포스터 ©희차


방식은 간단했어요. 컵 홀더에 기존 로고가 있던 구간의 하반신을 완성해 각자 소셜미디어에 키워드 태그를 포함해 업로드하면 됐죠. 참가자들의 재기발랄한 작품들을 보기 위해 네티즌들은 공모전이 진행되는 동안 매일 해당 태그를 클릭했어요. 2주간 제출된 작품들은 약 2,500건. 관련 태그 게시물들의 총조회수는 5억 뷰를 넘겼어요.



한 참가자가 올린 중국 도시별 풍경 속 아희를 테마로 제출한 작품 ©웨이보



참가작들 ©웨이보


뜨거운 반응을 확인한 후 희차는 로고를 조금 더 활용하기 쉽게 간소화하기로 결심해요. 기존 검은색 음영의 머리 부분을 없애고, 뚜렷한 검은색 테두리 대신 카멜레온처럼 외부 요인에 따라 어떠한 색상으로도 바꿀 수 있다는 의미로 황금색 그라데이션 테두리를 사용했죠.


하지만 로고를 바꾸는 것은 단순히 이미지를 바꾸는 것 이상으로 많은 번거로움과 비용이 수반돼요. 전국 가게 인테리어나 컵 등의 로고 디자인을 모두 바꿔야 할 뿐 아니라, 로고 변경에 따른 고객들의 심리적 저항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이에, 희차는 기존 가게 인테리어 및 실물 제품의 디자인 로고는 일괄적으로 바꿀 계획이 없으며, 바뀐 로고는 온라인 마케팅 활동 위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즉, 변용이 쉬운 온라인에선 캐릭터 로고를 자유자재로 변형가능한 IP 상품으로, 오프라인에선 브랜드 식별을 위한 로고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원화해서 사용하겠다는 뜻이에요. 그리고는 타 브랜드와 협업할 때 제품과 디자인뿐 아니라 브랜드 성격에 맞게 아희를 ‘변장’시키기 시작했어요.



식상해진 컬래버레이션 전략을 업그레이드한다



희차 X 상하이 로컬 코스메틱 브랜드 바이췌링(百雀羚) ©희차



희차 X 스위스 음료 브랜드 Ovaltine ©희차


희차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총 74개의 브랜드와 손을 잡고 크로스오버 마케팅을 진행했어요. 약 5년 동안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한 개 이상의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한 거예요. 식품과 패션, 플랫폼 등 MZ세대들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라면 한번쯤 희차 로고가 새겨진 제품을 내놓았을 정도로 그 빈도가 높았죠.


오죽하면, “희차와의 타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은 더 이상 뉴스가 되지 않는다. 만약 희차가 어느 날 콜라보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뉴스감이다.”란 말이 나왔을까요.


그동안 희차 컬래버레이션 전략은 크게 2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었어요. 첫 번째로 단순히 두 브랜드 로고 및 이미지를 적절하게 융합한 제품을 출시하는 방법, 두 번째론 협업하는 브랜드에 영감을 받은 한정판 음료를 만드는 방법이었죠.


하지만, 크로스오버 마케팅은 더 이상 새로운 전략이 아니에요. 오히려 무분별한 협업은 무리수와 식상함 등으로 더이상 고객의 시선을 끌기 어려울 정도죠. 희차 역시 예외는 아니었어요. 언젠가부터 일부 어울리지 않는 컬래버레이션으로 비판받기도 했거든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민을 하다가 희차는 앞서 언급한 ‘로고 자유자재로 갖고 놀기'에서 힌트를 얻어요. 브랜드를 입힌 아희를 부각시키고, 그를 소재로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소비자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희차의 새로운 전략이었어요.


01. 10년도 지난 드라마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이유 - 드라마 <견환전> X 희차

보통 드라마나 영화 등 콘텐츠와 크로스오버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개봉 예정이거나 현재 상영 중인 콘텐츠를 다룰 거예요. 그런데 희차는 방영된 지 10년도 넘어 엔딩까지 나온 고전 사극 드라마 <견환전>(공식 한국어 제목은 <옹정황제의 여인>)을 택해요. 


드라마 제목의 견(甄)이 ‘진짜'를 뜻하는 ‘진(真)’과 발음이 ‘쩐'으로 동일하다는 것을 활용해 견희전(甄喜传)으로 캠페인 명을 짓고, 드라마 내용에 영감을 받아 개발한 밀크티와 과일차를 출시했어요. 여기에다가 견환전의 다양한 캐릭터의 의상과 머리 스타일을 아희에게 입혔고요.



드라마 <견환전> X 희차 음료 ©희차



드라마 <견환전> X 희차 매장 ©희차


매장 곳곳엔 드라마 속 배경과 인물 설정을 심었어요. 가령, 차를 주문하는 구역에는 드라마 속 황제 아희 패널을 비치해 마치 황제가 차를 주문하고, 주문한 음료를 받아 가는 구역에는 궁녀 아희가 올린 차를 받아가는 형태로 만들어 재미난 고객 경험을 설계했어요. 그뿐 아니라 견희전 한정판 굿즈도 구매할 수 있었고요. 드라마 팬 입장에선 전국 희차 매장이 미니 팝업 스토어가 된 격이에요.



©희차


여기에다가 희차는 자사 소셜 미디어를 통해 <견환전>을 입은 아희 로고를 활용한 숏폼 영상, 애니메이션 개그 영상, 뮤직비디오까지 만들어 공개해요. 컬래버레이션이란 느낌이라기보단 아희의 또 다른 자아가 활동하는 느낌인데 완성도도 높았어요. 견환전의 명장면을 패러디하거나 현대인의 공감 포인트 등을 콩트처럼 잘 살린 개그 영상이 많았거든요. 심지어 긴 사극 대사를 말하는 주요 장면에 힙합 비트를 얹어 웃음을 자아내는 애니메이션 숏폼 영상까지 내놓았죠.


그런데 왜 하필, 희차는 최신 드라마가 아닌 오래된 드라마와의 협업을 진행한 걸까요?


우선,  튼튼한 팬층을 지닌 검증된 콘텐츠라는 점이에요.


<견환전>은 10년도 더 된 드라마이지만 중국의 주요 드라마 명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혀요. 총 76부로 구성된 대작으로 완성도가 뛰어나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콘텐츠예요. 중국 샤오홍슈(인스타그램과 유사함)에선 견환전 관련 태그 게시글 누적 조회수만 약 5.5억회에 달할 정도예요. 이는 곧 <견환전>이 순간 반짝하고 지나간 콘텐츠가 아닌, 오랫동안 사랑받는 클래식 IP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해요. 게다가, <견환전>의 첫 컬래버레이션인 만큼 그 두꺼운 팬층의 관심을 레버리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둘째로, 중국을 대표하는 두 브랜드의 조합이라는 거예요.


희차와 <견환전>은 둘 다 탄생한 시기가 비슷하며, 그 기간 동안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중국 대표 브랜드라고 할 수 있어요. 비슷한 위상을 가진 브랜드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고요.


마지막으로, 사극 화려한 의상과 디자인, 명대사 등 콘텐츠 소재가 무궁무진해요.


고전 사극인 만큼 화려한 의상과 가체를 아희 로고에 쉽게 입힐 수 있어요. 여기에, <견환전> 등장인물들 말투는 여전히 MZ세대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자주 등장하는데요.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모두 다 알정도로 그 특징이 뚜렷해요. 소재로 삼을 소스가 그만큼 풍부하기 때문에 ‘아희’를 활용한 온라인 콘텐츠를 만드는 전략으로 확장시키기에 용이해요.


02. 희차의 흑화 - 후지와라 히로시 X 희차

어느 날, 희차는 흑화를 예고해요. 로고부터 소셜미디어 요소, 컵까지 검게 만들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검게 만들었어요. 여기에 번개 맞은 듯한 머리 모양의 아희를 선보이며 큰 궁금증을 자아냈죠.



©희차


얼마 지나지 않아, 희차는 ‘黑 TEA’ 란 음료를 출시했어요. 희차의 영문명인 HEY TEA 에서 HEY가 검다를 뜻하는 ‘黑’과 발음이 동일하다는 것을 이용한 네이밍이었어요. 컵부터 홀더,빨대, 리드까지 모두 검은색인 컵에 담긴 음료는 블랙베리&딸기 음료였어요. 얼핏보면, 그냥 단순히 검게 만든 컵에 음료를 담은 것에 불가한데 이 음료는 중국의 MZ세대들을 희차 매장으로 오픈런하게 만들었어요. 바로 컵에 ‘2줄 번개'가 붙었기 때문이에요.



©희차 


패션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이 번개를 보자마자 딱 감이 올 거예요. 바로 일본의 스트리트 패션 거장이자 대부라 불리는 후지와라 히토시가 이끄는 프라그먼트 디자인 심볼이에요. 프라그먼트 디자인은 이미 존재하는 브랜드에 번개 로고를 새기는 형태로 제품을 출시하는 ‘협업을 위한 디자인 브랜드'예요. 기존 브랜드 제품에 이 ‘2줄 번개'가 붙으면 가격이 최소 몇 배에서 수십 배까지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요망한 번개'라고도 불리죠.



흑화 테마 플래그십 스토어 ©희차 


그런 후지와라 히토시가 이번엔 희차와 손을 잡은 거에요. 게다가 黑 TEA의 가격은 기존 음료들보다도 더 저렴한 잔당 19위안(3,500원 선). ‘세상에서 가장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요망한 번개 제품’으로 알려지며 사람들은 또다시 희차 매장에 줄을 서기 시작했어요. 제품을 출시한 2022년 4월 7일부터 10일간 黑 TEA 판매량만 100만 잔을 넘겼어요. 하루에 10만잔 이상 판 셈이죠. 


이 컬래버레이션이 의미가 깊은 것은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黑 tea’ 패키지를 활용해 ‘온라인 DIY 대전'을 진행했다는 거예요. 사람들은 음료를 먹고 난 컵을 펜꽂이나 꽃병, 디퓨저 등으로 재활용하는 사례를 사진으로 찍어 공유하기 시작했어요. 컵을 검게 만들고 프라그먼트와 번개로고를 입혔을 뿐인데 고급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기죠. 또한 컵을 재활용하기 위해 음료를 다 먹고도 자랑하듯 컵을 계속 들고 다니기 시작했어요. 눈에 쉽게 들어오는 이 검은색 컵은 들고다니는 것만으로도 걸어 다니는 광고판 역할을 수행했죠.



©희차



©희차



©희차



©희차



브랜드를 넘어 콘텐츠가 된 희차


‘기쁨 한 모금 하세요, 영감이 올 거예요’


희차는 창립 10주년을 맞이해 브랜드 매니페스토 영상을 공개하며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내걸었어요. 이후 희차에서 ‘영감(Inspiration)’이라는 단어가 쓰이는 빈도가 부쩍 높아졌어요. 후지와라 히토시와의 콜라보에서도 패키지에 ‘Stay inspired’이란 문구를 새기기도 했고, 전국 매장 인테리어 벽에 ‘Inspiraton, Individuality, Design’ 이란 문구를 추가하고 있어요.



©희차


이는 더이상 ‘차 음료 브랜드’가 아니라 영감을 바탕으로 한 크리에이티브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어요. 희차는 10년간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실행하며 ‘창의적이면서 힙하고 진정성 있는 이미지’를 구축했어요. 새로운 메뉴가 추가되면 항상 그와 관련 있을 법한 콘텐츠를 결부시켜 신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각인시켜왔죠.


희차의 이러한 시도가 계속되자, 사람들은 희차를 더이상 단순히 밀크티 브랜드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 현상, 콘텐츠로 보기 시작했어요. 자발적으로 로고 가지고 놀거나, 온라인 DIY 대전을 펼치는 것 등은 고객들이 자연스레 ‘희차화’된 결과예요. 이처럼 그동안의 희차 크리에이티브 전략에 영감을 받은 고객들이 이제 희차에게 또다른 영감을 주고 있어요. 선순환 관계가 형성된 셈이죠.


원래 이름인 황차에서 희차로 브랜드명을 바꾼 건 상표권 이슈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요. 하지만 이후 희차는 바꾼 이름을 진성성을 가지고 가꿔 나갔죠. 그 과정에서 브랜드와 고객의 경계를 허물고, 상호간 영감을 티키타카 주고 받으면서 서로 성장해 나가고 있고요. 브랜딩을 위해 기업이 모든 요소를 컨트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열린 브랜드를 지향하는 것. 희차가 사람들에게 꾸준히 기쁨을 주고 사랑을 받는 비결 아닐까요?




Reference

 희차 공식 홈페이지

 喜茶换Logo,这次来真的

 4次联名营销背后,喜茶在“盲目联名”?

 门店爆单,新品卖出超100万杯!喜茶“黑化”后为什么这么火?

 <견환전>을 입은 아희 로고를 이용한 뮤직비디오

나머지 스토리가 궁금하신가요?

시티호퍼스 멤버십을 시작하고
모든 콘텐츠를 자유롭게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