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프로토타입'을 응원합니다, 입주자가 팝업을 열 수 있는 임대 주택

굿 디자인 어워드 2024 #3.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

2024.10.30



’굿 디자인 어워드’는 일본을 대표하는 국제적 권위의 디자인 공모전이에요. 1957년부터 60년 넘는 시간 동안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를 사회에 알리고 있죠. 일본 산업디자인진흥회가 주관하는 이 어워드에서는 단순히 사물의 아름다움이나 디자인의 우열을 겨루지 않아요. 디자인이 어떻게 문제 해결을 촉진하는지, 사람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죠.


특히 올해 심사의 테마는 ‘용감한 태도, 유기적 디자인(Brave Attitude, Organic Design)’이었어요. 그 해의 심사 테마는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데요. 디자인의 역할은 이제 ‘전에 없던 것을 만드는 것’에서 ‘있던 것을 개선하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어요. 이 진화의 과정에서 용기 있고 유기적인 사고방식 및 시스템은 다양한 디자인이 탄생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해요.


2024년 굿 디자인 어워드에서는 총 5,773건의 심사 대상 중 1,579건이 수상했어요. 그중에서도 시티호퍼스는 다양한 삶의 형태를 존중하고, 맥락을 고려하는 디자인으로 우리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수상작들을 소개하고자 해요. 오늘은 사람들의 새로운 도전을 돕는, 미래형 주택이자 오피스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The Campus Plats Togoshi)’를 소개할게요.  


굿 디자인 어워드 2024 #3.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 미리보기

 #1. 문구 회사가 임대 주택을 운영하는 이유

 #2. 언젠가 말고 ‘지금’ 꿈을 이뤄 드립니다

 #3. 만남부터 연결, 조화까지 설계하다

 불안을 기대로, 고립을 연결로 바꾼 미래형 주택




ⓒArs Technica


태블릿PC가 연상되는 큰 화면에, 2인치(5.08cm)나 되는 두툼한 두께. 완제품이라고 하기엔 한참 모자라 보이는 사진 속 이 물건은 무엇일까요? 바로 아이폰의 초기 프로토타입(Prototype)이에요. 프로토타입은 제품을 완성하기 전에 시험 삼아 만들어보는, 이른바 시제품이에요. 2007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최초의 아이폰은, 주머니에 들어가긴 커녕 한 손으로 들기조차 어려운 저 프로토타입에서 시작됐어요. 2005년에 말이에요. 


ⓒApple


지금이야 스마트폰이 당연하지만, 당시에는 컴퓨터 정도의 고성능 기계를 손바닥만 한 사이즈로 만드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겨졌어요. 애플도 프로젝트 초반에는 휴대폰이 아닌 태블릿PC로 구현하려 했죠. 그러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문제를 하나, 둘씩 개선해 나가면서 휴대폰 사이즈로 크기를 줄일 수 있었어요. 하드웨어뿐 아니라 인터페이스도 실험에, 실험을 거듭하며 완성도를 높였죠. 약 2년 사이 투박하던 커다란 기계가 한 손에 들어오는 사이즈의 스마트폰으로 바뀐 거예요. 


이렇듯 프로토타이핑 과정을 거쳐 제품을 완성하는 회사는 애플뿐만이 아니에요. 제품을 만드는 회사라면 대부분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시험해 보며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개선하며 완성도를 끌어올리죠. 몇 번이고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게 언뜻 보면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더 큰 오류와 그에 따른 비용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효율적이고 필수적인 과정이에요.


프로토타입은 회사에만 중요한 게 아니에요. 개인이 매장을 열거나, 본인의 장점을 살린 서비스를 판매할 때도 마찬가지로 필요하죠. 요리를 잘 한다고 해서 당장 음식점을 차리기 보다는, 내가 만든 음식을 실제로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지, 음식을 팔아서 원하는 만큼 돈을 벌 수 있는지 등을 검증하고 준비한 다음 음식점에 투자하는 게 더 안전하니까요. 


그렇지만 개인이 시험 삼아 매장을 열어보거나 서비스를 제공해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아요. 짧은 기간만 임대해 주는 부동산이 적을 뿐더러, 영업 허가도 받아야 하고 필요한 장비도 갖추려다 보면, 처음부터 큰 돈을 들여 전업으로 시작하는 수밖에 없죠. 


어쩌면 자기 일을 꿈꾸는 개인에게 프로토타이핑은 꿈 같은 이야기였어요. 그런데 2023년 8월, 일본 도쿄에 개인도 하고 싶은 일을 부담 없이 시도해볼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 나타났어요. 바로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THE CAMPUS FLATS TOGOSHI)’예요. 


이곳은 쉽게 말해 다양한 종류의 스튜디오를 보유한 임대 주택이에요.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에 거주하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단 1시간만 가게를 운영했다가 깔끔하게 접을 수 있어요. 회사를 다니면서 부업의 가능성을 시험해 보고 싶다면, 퇴근 후에만 가게를 열어 운영할 수도 있고요. 


ⓒGood design award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는, 달라지는 사회와 새로워진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디자인으로 꼽히며 2024년 굿 디자인 어워드 베스트 100을 수상했는데요. 그렇다면 이곳은 어떤 공간이고, 사람들은 이곳에서 어떤 식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있을까요?



#1. 문구 회사가 임대 주택을 운영하는 이유


이런 기특한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는 누가 만들었을까요? 기존에 임대주택이나 상업용 공간을 운영하는 부동산 회사가 만들었을까 싶지만, 그 주체가 의외예요. 일본의 대표 문구 회사인 ‘고쿠요(Kokuyo)’가 만들었어요. 그렇다면 고쿠요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스튜디오를 품은 임대 주택을 운영하고 있는 걸까요?  


고쿠요는 1905년 일본식 회계장부 표지를 만드는 회사로 시작해 문구 회사로, 이후 1960년대부터는 사무용 가구와 공간까지 디자인하는 회사로 성장했어요. 그러나 인구 감소로 인해 문구와 가구 사업의 성장세가 주춤하기 시작했죠.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비대면 근무가 확산되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어요.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고민하던 고쿠요는 기존의 문구 및 가구 사업에서 벗어나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본질적인 영역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 사람들에게 필요한 일과 삶을 제안하는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로 했죠. 회사의 정체성도 이에 맞게 재정의했어요. ‘문구 및 가구 회사’에서 ‘워크 앤 라이프 컴퍼니(Work and life company’로 말이에요. 이를 반영해 시작한 첫 프로젝트가 바로 ‘더 캠퍼스 프로젝트’고요. 


“최근의 사업 환경 변화와 사람들의 가치관 변화를 반영하여, 고쿠요는 사회에서의 역할을 워크 앤 라이프스타일 컴퍼니로 재정의했습니다. 문구나 가구와 같은 카테고리에 얽매이지 않고, 풍요로운 삶의 방식을 창조하는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아라카와 치아키 고쿠요 경영기획본부,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 설명회 중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는 두 번째로 연 캠퍼스예요. 첫 번째로 오픈한 캠퍼스는 2021년 2월 도쿄 시나가와에 있는 기존 고쿠요의 오피스 빌딩을 리뉴얼해 만들었어요. 더 캠퍼스의 가장 큰 특징은 직원이 아닌 일반인도 오피스를 드나들 수 있다는 점이에요. 1층에 문구 쇼룸인 ‘더 캠퍼스 숍(The Campus Shop)’과 카페 등을 둬 일반인도 편히 쓸 수 있도록 했고요. 두 개의 오래된 건물에 사람들이 앉아 쉴 수 있는 계단과 스테이지를 만들기도 했어요.


ⓒThe Campus


ⓒThe Campus


ⓒThe Campus


일부 오피스도 외부에 개방했어요. 고쿠요는 더 캠퍼스로 리모델링하면서 팀 단위가 아닌 업무 목적을 중심으로 오피스를 다시 구성했어요. 예를 들어 4층은 와이드 모니터와 높이 조절이 가능한 모션 데스크를 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고, 6층은 이벤트를 열거나 발표를 할 수 있는 넓은 무대와 라운지를 두는 식인데요. 이를 외부인에게 공개함으로써 새로운 오피스 스타일을 제안한 거예요. 


그 결과 고쿠요 오피스는 이름 그대로 ‘캠퍼스’로 거듭났어요.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다양한 사람이 오가는 만남의 장소가 된 거죠. 더 캠퍼스는 새로운 오피스 스타일을 제안하고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iF 디자인 어워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비롯한 여러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했어요. 덕분에 고쿠요는 자연스럽게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워크 앤 라이프 컴퍼니로서의 첫발을 뗄 수 있었죠. 


ⓒThe Campus


ⓒThe Campus


오피스 스타일 제안에 성공한 고쿠요는 이번엔 라이프스타일 제안에도 나서기로 했어요. 그 프로젝트가 바로 더 캠퍼스 플랫츠예요. 고쿠요는 2022년까지 고쿠요의 직원 기숙사로 쓰던 1990년대 건축물을 뜯어 고쳐 원룸 39개를 갖춘 임대 주택으로 탈바꿈시켰어요. 건물이 도쿄의 도고시 공원에서 3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이 건물은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2. 언젠가 말고 ‘지금’ 꿈을 이뤄 보세요


그럼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볼까요? 이곳은 크기와 사양이 다른 39개의 원룸과 공용 거실, 주방이 있죠. 구성만 보면 영락없는 임대 주택인데요. 


ⓒThe Campus Flats Togoshi


그런데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에는 다른 임대 주택에 없는 시설이 있어요. 바로 다양한 종류의 스튜디오예요. 종류는 무려 8가지로, 그때그때 원하는 용도에 맞는 스튜디오를 고를 수 있어요. 여러 활동에 필요한 장비가 대부분 갖춰져 있어 준비물이 필요하지 않은 데다, 계약 기간도 시간 단위로 짧아요.


예를 들어 요가, 필라테스 등 피트니스 레슨에 적합한 스튜디오에는 넓은 거울이 붙어있고요. 마사지, 피부 관리 등 에스테틱 용도로 쓰기 좋은 스튜디오는 접이식 침대를 갖추고 있어요. ‘스낵(Snack)’이라는 이름의 스튜디오는 음식점 영업 허가를 받은 데다 주방과 조리 도구, 테이블까지 갖추고 있고요. 레시피와 재료만 준비하면 짧고 가볍게 영업을 해볼 수 있죠. 음향 장비가 좋아 진짜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어요. 


ⓒThe Campus Flats Togoshi


ⓒThe Campus Flats Togoshi


이 밖에도 쿠킹 클래스나 다과회 등을 열 수 있는 주방과 라운지를 갖춘 스튜디오, 빔 프로젝터가 설치돼 있어 워크숍이나 미팅에 적합한 스튜디오, 1:1로 대면할 일이 있거나 원격 근무를 할 때 활용하기 좋은 1on1 스튜디오, 팝업 행사를 열 수 있는 실외 공간 등도 있죠.


ⓒThe Campus Flats Togoshi


가격과 이용 시간은 스튜디오별로 달라요. 예를 들어 피트니스 스튜디오는 60분에 2,772엔(약 2만 7,720원)인 데다 15분 단위로 연장할 수 있고요. 스낵 스튜디오는 첫 180분에 1만 4,850엔(약 14만 8,500원)으로, 30분 단위로 연장이 가능해요. 이때 번 돈은 나눌 것 없이 모두 사용자가 가지면 되고, 스튜디오 사용료 외에 부가적인 비용도 발생하지도 않아요. 예약과 입실, 퇴실은 모두 라인(LINE)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가능하죠. 


이렇듯 짧고 가볍게 쓸 수 있는 스튜디오를 마련해 둔 이유가 무엇일까요?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가 사용자의 ‘프로토타입 하는 생활(プロトタイプする暮らし)’을 돕는 공간이기 때문이에요. 과거와 달리 하고 싶은 일 하나쯤은 마음에 품고 있는 시대인 만큼, 본격적인 사업을 하기에 앞서 본인의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둔 거예요. 개인이 취미나 부업으로 하던 일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지 실험하고, 현장 경험이나 교훈을 얻어 밑거름으로 쓸 수 있도록 말이죠. 


스튜디오가 다양한 만큼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의 쓰임도 다양해요. 임대 주택이긴 하지만, 출장 나온 직장인이 호텔 대신 머무르는 장소로 쓰이거나 개인용 사무실이나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쓸 사무실로 활용되기도 해요. 일주일에 2~3일씩 사업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은 세컨드 하우스로 활용하기도 하죠. 사용자의 연령대도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고 직종 또한 천차만별이에요.


“인생 100년 시대라고 불리며 삶의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회사에 입사해 평생 일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점차 무너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에 한 번쯤 도전해 봐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첫 발을 내딛지 못하는 분들이나,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이곳에 입주한다면 새로운 인맥을 쌓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며, 다음에 다른 곳에서 도전할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거예요.”

- 아라카와 치아키 고쿠요 경영기획본부, 더 캠퍼스 플랫츠 공식 블로그 중



#3. 만남부터 연결, 조화까지 설계하다


매장엔 주인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 바로 손님이죠. 본인의 아이템을 시험해 보고자 매장을 열었는데 손님이 없다면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는 단순히 스튜디오만 마련하지 않고, 스튜디오에 손님이 방문할 수 있도록 사람과 사람 간의 만남과 연결까지 설계했어요. 


먼저 내부를 살펴볼게요.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는 단순한 임대 주택이 아니에요. 스튜디오이기도 한 라운지의 경우 예약이 없을 때 매번 개방돼 있어 입주자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데요. 쉐어 하우스가 아님에도 공용 공간을 굳이 마련한 이유는 입주자 간의 교류를 유도하기 위해서예요. 더 나아가 사업을 꿈꾸는 사람이 모인 커뮤니티를 만들려는 목적도 있죠.


ⓒThe Campus Flats Togoshi


이 때문에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는 입주자도 까다롭게 받아요. ‘프로토타입 하는 생활’이라는 컨셉이 명확한 만큼, 하고 싶은 일이 또렷하거나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는 의지가 강한 사람을 입주시키고자 하죠. 커뮤니티의 질을 관리하기 위해, 관리자는 입주 희망자와 일일이 면담을 하기도 해요.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 입주를 원한다면 이 공간에 대한 이해는 물론, 입주하기 위한 나름의 면접 준비도 해야 하는 셈이에요.


“앞으로의 커리어를 모색하거나, 자신의 강점이나 좋아하는 것을 발산하고 싶거나, 현재의 활동을 본격화하고 싶은 사람들을 입주자로 받으려고 합니다. 그 과정이 조금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입주 예정자들은 같은 동기와 목표를 가진 분들이 모여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 아라카와 치아키 고쿠요 경영기획본부,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 설명회 중


다음으로 외부를 살펴볼게요.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 1층에는 푸드 스탠드(Food Stand)가 있어요. 피자 토스트와 샐러드, 커피와 맥주 등을 판매하는 식당으로, 입주자뿐만 아니라 외부인도 사용 가능한데요. 언뜻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입주자들에게 같은 입주자가 아닌 외부인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의 입주자는 다른 입주자뿐만 아니라 외부 사람과도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게 되는 거죠. 


ⓒThe Campus Flats Togoshi


ⓒThe Campus Flats Togoshi


푸드 스탠드에 들른 사람들은 건물 입구에 위치한 게시판을 통해,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에서 열리는 상점이나 레슨에 대해 확인하고 참여할 수도 있어요. 이렇듯 공간을 개방해 지역 주민과 입주자를 연결하는 설계는 더 캠퍼스와 닮아 있어요. 고쿠요 오피스가 주변 근로자와 인근 주민이 방문하며 소통과 만남의 장소로 거듭나는 경험을 했으니까요.


ⓒThe Campus Flats Togoshi


입주자가 스튜디오를 빌려 본인의 사업을 테스트하면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의 입주자는 물론, 외부인도 게시판을 통해 알고 참여할 수 있어요. 외부인이 스튜디오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한다고 해도 입주자가 먼저 알고 참여할 수 있고요.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설계해, 언제든 손님이 유입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거예요.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를 지역 사회에 개방하고, 다양한 용도를 혼합하는 생각이 있으며, 앞으로도 팝업 공간을 활용하여 여러 이벤트를 기획할 계획입니다. 상점가에는 닫힌 가게들이 많은 상황이지만, 이 프로젝트가 상점가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 아라카와 치아키 고쿠요 경영기획본부,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 설명회 중 


ⓒThe Campus Flats Togoshi


이렇듯 다양한 스튜디오를 갖추고 다른 사람과의 접점도 마련한 덕에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는 오픈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어요. 그 결과 2023년 4월부터 오픈 직전인 같은 해 8월까지 70% 넘는 방의 계약이 완료됐고요. 오픈 후 3개월 만에 입주율 90%를 달성했어요. 



불안을 기대로, 고립을 연결로 바꾼 미래형 주택


1990년대 과거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이웃끼리 음식을 주고받거나 이웃들과 자연스럽게 식사를 하는 장면이 나오곤 해요. 하지만 요즘은 옆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죠. 공동체보다 개인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로, 도시에서 사람 간 유대는 점점 약해지고 있어요. 


이웃과의 관계가 등한시되는 요즘이지만, 물리적으로 가까이 사는 사람들 간 적절한 유대는 꼭 필요해요. 개인이 고립되는 문제를 방지하고, 위기 발생 시 공동체가 협심해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국가나 지역 사회 차원에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려는 정책을 많이 펼치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렇다고 과거처럼 물리적으로 가까이 산다는 이유만으로 이웃이 되기에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너무나 달라요. 현대 사회에서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웃에 대한 정의와 구심점이 달라져야 해요. 바로 이 부분이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가 유효한 지점이에요. ‘자아실현’을 구심점으로 개인을 모으고, 이들을 지역 사회와 연결함으로써 개인과 공동체 모두를 위하고자 한 거죠.


“이 프로젝트는 미래를 바라보는 두 가지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삶의 방식과 생활 방식을 시험해보는 생활 체험’과 ‘지역과의 느슨한 연결’을 동시에 이루는 서비스 디자인에 도전한 것입니다. 고쿠요는 활기를 잃어가던 상점가 문제를 해결하고, 거주 기능에만 그치지 않고 자기 실현을 통한 연결을 만들어냄으로써 지역에 새로운 활력과 학습의 장을 제공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굿 디자인 어워드 심사평 중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는 단순한 공간 프로젝트가 아니에요.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질문하고, 이를 실험하고자 하는 미래형 주택이죠. 고쿠요는 앞으로도 더 캠퍼스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거예요. 고쿠요의 오피스 빌딩이 ‘더 캠퍼스’로, 그 다음은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로 진화했던 것처럼 진화의 궤적을 그리면서요. 더 캠퍼스 플랫츠 도고시의 다음은 또 어떤 모습일까요? 새로운 공간을 넘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프로젝트이기에, 다음 행보가 더욱 궁금해져요.





Reference

더 캠퍼스 플랫츠 공식 웹 사이트

더 캠퍼스 플랫츠 공식 블로그

굿 디자인 어워드 공식 웹 사이트

Leander Kahney, Birth of the iPhone: How Apple turned clunky prototypes into a truly magical device, Cultofmac

Julian Horsey, iPhone Prototype From Early 2005 Unveiled With 5 x 7 Inch Screen, Geeky Gadgets

土屋咲花, コクヨが"ちょっと変わった"賃貸住宅。入居条件に「挑戦したいこと」を問う面接も, Businessinsi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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