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탐험가들을 위한, 어느 스케이트 보이의 진심

글로브

2023.08.10

스케이트보드는 한때 저항과 비행의 상징이었어요. 80년대와 90년대 자유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거리로 나와 서툰 청춘을 연습했거든요. 하지만 길거리 위 스케이트보드에는 그 나름의 철학이 있었어요. 얼마나 창의적으로 공간을 이동하느냐가 길거리 스케이트보더들의 관건이었죠.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개성을 스케이트보드에 충실히 표현하는 것이었어요.


그렇다면 요즘의 스케이트보드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청소년들의 저항 수단, 마이너한 익스트림 스포츠라는 건 지나간 이야기예요. 자유의 상징임은 그대로면서, 복고 문화를 갈구하는 젊은 세대에게 한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놀거리이자 전동 스케이트보드라는 새로운 교통 수단으로 새 역할을 다하고 있죠. 그리고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선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요. 그렇게 스포츠 중심부까지도 파고들었죠. 스케이트보드는 더이상 비행과 저항의 표출이 아닌, 시간을 보내는 방법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했어요.


‘글로브’는 이런 스케이트보드의 성장사를 80년대부터 함께했던 보드 스포츠 회사예요. 스케이트보드만이 아니라 다양한 스트릿 패션 브랜드를 다루고, 2001년엔 호주 증권 거래소에 상장도 했죠. 이 거대한 스케이트보드 제국의 중심엔 세 명의 소년이 있었어요. 스케이트보드를 너무나 사랑했던 풋풋한 소년들이 스케이트보드 하나로 호주를, 세계를 집어삼킨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글로브 미리보기

 호주를 강타한 sk8er boi들

 일상의 탐험가를 위한 보드 스포츠의 대변신

 시간에 바래지 않는 브랜드를 알아보는 선구안

 소년들의 꿈은 늙지 않는다




영화 ‘미드 90’은 90년대의 길거리가 배경이에요. 자신보다 조금 더 나이가 많은 형들을 따라 힙합과 스케이트보드에 빠진 LA 소년 ‘스티비’가 토요일 밤마다 엄마와 함께했던 영화 데이트를 깨고 밖으로 나서죠. 넘어지고 다치고 서투르지만 13살의 소년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아가요. ‘미드 90’은 90년대에 10대를 보낸 이들에게 바치는 유년의 서시 같은 영화죠.


스티비의 성장에 중요한 동기가 되어준 건 스케이트보드예요. 90년대 수많은 청소년에게 연대와 공감을 가져다준 추억의 물건이죠. 서양에서 스케이트보드가 널리 퍼지기 시작한 건 80년대부터. 자유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거리로 나서며, 한때 비행과 저항의 이미지를 형성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길거리 위의 스케이트보드에는 그 나름의 철학이 있었어요. 얼마나 창의적으로 공간을 이동하느냐가 길거리 스케이트보더들의 관건이었거든요. 도시의 공원, 계단 난간, 건물의 철골, 경사면과 평지는 창의성을 발휘할 도화지가 되어줬죠. 스케이트보드를 옆구리에 끼고 나온 이들은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스타일에 자신의 개성을 담고, 헤어와 옷차림, 보드의 문양에도 자신의 정체성을 새겼어요. 그들에게 중요한 건 남을 찍어내리고 누가 뛰어난지 우승을 견주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스케이트보드에 충실히 표현하는 것이었거든요.



ⓒglobe


그렇다면 요즘의 스케이트보드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청소년들의 저항 수단, 마이너한 익스트림 스포츠라는 건 지나간 이야기예요. 자유의 상징임은 그대로면서, 복고 문화를 갈구하는 젊은 세대에게 한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놀거리이자 전동 스케이트보드라는 새로운 교통 수단으로 새 역할을 다하고 있죠. 그리고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선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요. 그렇게 스포츠 중심부까지도 파고들었죠. 스케이트보드는 더이상 비행과 저항의 표출이 아닌, 시간을 보내는 방법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했어요.



ⓒglobe


이런 스케이트보드의 성장기를 처음부터 함께했던 보드 스포츠 회사가 있어요. 호주 멜버른에서 1984년 시작한 ‘글로브 인터내셔널 리미티드(Globe International LImited)’예요. 그런데 글로브를 세운 공동 창업자 세 명의 스케이트보드를 향한 열정은 그보다도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90년대가 아닌 70년대. 10대를 보낸 이들의 마음을 울렸던 건, 이웃이 건넨 낡은 스케이트보드였죠.



호주를 강타한 sk8er boi들

피터 힐과 스티븐 힐 형제는 8살 때 스케이트보드를 처음 밟았어요. 이웃에게서 타는 법을 배웠고 스케이트보드를 즐길 장소가 마땅치 않아 뜰앞에 자체 경사로를 만들고, 스케이트를 탈 콘크리트를 찾기 위해 기차를 타고 멜버른을 구석구석 여행하기도 했어요. 1970년의 일이었어요.


10대 후반이 되었을 때 형제는 나이키 스케이트보드 팀에 들어가요. 실력과 열정은 나날이 늘어 1984년엔 프로 선수로 스케이트보드 업계에 입문했죠. 프로 선수로서 구단이 스폰서를 받은 브랜드를 홍보해야 했지만 보드의 품질이 맘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직접 미국과 아시아에서 스케이트보드와 관련 장비를 수입했죠. 여기에 남동생 매트 힐이 합세하면서 삼형제는 시장 가판대에 자리를 잡고 판매를 시작했어요.



1989 슈퍼 스케이트 투어 ⓒglobe


반응이 괜찮았어요. 2년 뒤 ‘하드코어 엔터프라이즈’라는 회사로 발전할 정도로요. 하드코어는 호주 전역에 자신들이 수입해온 미국 스케이트보드를 홍보하며 잭팟을 터뜨렸어요. 이걸 어떻게 했냐고요? 스케이트보드계의 살아있는 전설 알렌 로시와 마크 곤잘레스, 크리스티안 호소이, 토니 호크 같은 선수들과 박람회와 쇼핑센터를 돌며 스케이트보딩 시연을 한 거예요. 시장 가판대에서 물건을 판 지 불과 2년 만에, 하드코어는 호주 최초의 메인 스케이트보드 대회까지 열어버렸죠.



토니 호크 ⓒglobe


시연과 행사를 개최하며 호주 최초로 전용 스케이트 매장까지 오픈하던 이들이 80년대부터 계획했던 또 다른 시도가 있었어요. 타 브랜드의 라이센스를 취득하는 것이었죠. 하드코어는 1989년에 패션 브랜드 ‘스투시’를 시작으로 인기가 좋은 스트릿웨어 브랜드의 라이센스를 따와 유통을 병행했어요.


90년대 들어서는 스트릿 패션 씬이 폭발했어요. 스케이트보드 외에도 스트릿 패션 자체의 부상을 눈여겨본 하드코어는 1994년부터 독점 브랜드를 준비했어요. 여러 개의 패션 브랜드를 런칭하는데, 그중 하드코어의 얼굴이 되어준 브랜드가 ‘글로브 슈즈’였어요. 스케이트보드를 중심으로 자체 제작한 신발과 의류를 팔며 하드코어에 두 번째 모멘텀이 됐죠. 글로브 슈즈는 뉴질랜드와 미국, 유럽과 일본으로 확장하며 발전했어요.



ⓒglobe


80년대 스케이트보드 투어, 90년대 스트릿 패션 씬의 폭발, 북미와 유럽 등으로의 확장 이후 회사는 어지러운 사업을 하나로 정리했어요. 스케이트보드 및 관련 장비를 수입해오는 하드코어, 스트릿웨어 브랜드들의 라이센스 유통사, 글로브 슈즈를 ‘글로브’라는 이름으로 깔끔하게 통합시킨 거예요. 그리고 2001년, 글로브는 꿈에도 그리던 호주 증권 거래소에 상장하게 됐어요.



일상의 탐험가를 위한 보드 스포츠의 대변신

부흥기는 2000년대에도 계속됐어요. 글로브는 2000년대 중반까지 다양한 국가에서 열리는 스케이트보드 월드컵 대회의 스폰서를 맡으면서, 2002년부터 2006년까지는 호주 멜버른에서 자체적인 글로브 스케이트보드 월드컵을 열었어요. 하지만 2007년에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 위기와 함께 스케이트보드의 열풍도 한풀 꺾이고 말았죠. 위기를 감지한 글로브는 과감한 정리해고에 들어가요. 스트릿웨어 사업부의 일부를 매각하고, 독점 브랜드와 하드코어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어요.



2000년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개최된 스케이트보드 월드컵 ⓒglobe


하드코어에 집중한다는 건, 스케이트보드 제작에 전문성을 갖춘 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다짐이었어요. 아시아와 미국에서 스케이트보드 관련 장비를 수입하던 글로브는 이미 2002년부터 직접 생산에 뛰어들고 있었는데요. 현재는 중국 선전에서 데크, 휠, 나사 등 모든 부품을 직접 만들고 있죠. 이처럼 수입에 드는 비용을 크게 줄이고 제작 기술을 연마한 덕분에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어요.


이와 함께 독점 브랜드 글로브(글로브 슈즈)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어요. 바로 강력한 라이더 팀을 통해서였죠. 글로브는 로드니 뮬런*을 시작으로 스타 선수들을 하나둘 파트너로 영입했어요. 초기에 회사를 알렸던 방법처럼 단순히 호주 투어를 도는 정도가 아니라, 그들에게 글로브의 신발을 신기고 스케이트보드를 제공하면서 전 세계 스케이트 보이들이 글로브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만들었어요.


*1978년부터 지금까지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프로 스케이트보드 선수예요. 현역 시절 35개의 프리스타일 대회에서 34개 대회 우승을 차지하고, 지금 사용되고 있는 스케이트보드 기술의 거의 모든 기초를 발명하는 등 스케이트보딩의 혁신가로 불려요.


여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글로브를 제외하고 기존에 운영하던 독점 브랜드들을 싹 정리했죠. 그러고는 2012년부터 새로운 독점 브랜드를 하나둘 런칭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들에는 하나같이 강력한 모토가 있었어요. 이 문장을 먼저 볼게요.


'콘크리트, 바다, 산을 타는 현대의 글로브 탐험가들을 위해.'


글로브가 내걸고 있는 캐치프레이즈예요. 맞아요, 스케이트보더를 넘어 서퍼와 스노보더, 일상에서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는 모든 이들까지 글로브 안으로 품어들이겠다는 선언이었죠. 사실 90년대부터 글로브는 서핑과 스노우보드 팀도 점차 섭렵하고 있었어요. 챔피언 서퍼들을 영입하고 2005년에는 최고의 서핑 이벤트인 글로브 WCT 피지를 개최하며, 호주 빅토리아 설원에서 스노우보딩을 합법화하기 위한 지지도 아끼지 않았죠. 스케이트보드만으로 글로브를 정의하기에는, 글로브가 스포츠 전반에 가진 열정이 너무나 컸던 거예요.


이런 의지에 따라 샌디에이고 기반의 서핑 의류 ‘솔티 크루’, 서퍼들의 천국인 호주 본다이에서 탄생한 수영복 브랜드 ‘잇츠 나우 쿨’을 차례로 인수했어요.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처음부터 직접 브랜드를 만들기도 하죠. 롤러스케이트 브랜드 ‘임팔라’가 대표적이에요.



ⓒImpala Skate


임팔라를 360도 감싸고 있는 컨셉은 복고와 소녀들이에요. 레트로의 유행에서 기회를 보고, 또 남성 중심의 소비층에서 여성 중심의 브랜드로도 거듭나기 위한 전략적 행보였죠. 임팔라는 현재 의미있는 성장을 기록 중이에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워가 40만을 넘는데 모두 강력한 잠재 고객이 되거든요. 


또 다른 자체 브랜드로는 6년간의 R&D를 거쳐 2019년에 런칭한 전기 스케이트보드 ‘도트 보드’가 있어요. 도트 보드의 특징은 ‘새로운 10년을 향한 자유를 제공하는 커스터마이징 전기 스케이트보드’예요. 모듈식 구조로 데크의 크기, 모터 수, 배터리 수, 휠 유형 등을 선택해 보드를 구성할 수 있어요. 시간이 흘러 내가 원하는 조건이 달라져도 하나의 보드 안에서 다양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셈이에요.



ⓒdot boards



ⓒMilkbar Bikes


이 외에도 스타일과 미학에 중점을 둔 자전거 브랜드 ‘밀크바 바이크’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만든 작업복 브랜드 ‘FXD 워크웨어’, ‘X/DMG’가 글로브의 독점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이루고 있어요. 서핑과 수영복, 롤러스케이트, 전동 보드, 자전거, 워크웨어까지. 크게는 기능복이나 운송수단이라는 틀 안에 묶여 있는 듯 보이지만, 이들은 글로브 안에서 더 끈끈하고 엣지 있는 정신을 공유하고 있어요. 바로 일상의 스포츠를 향한 애정과 열정이죠. 힐 형제의 스케이트보드 대국은 그렇게 스케이트 보이들을 넘어 대중 시장에 존재감을 아로새겼어요.



시간에 바래지 않는 브랜드를 알아보는 선구안

금융 위기 이후 의류 유통 대신 독점 브랜드에 집중했던 글로브가 타 브랜드의 라이센스 취득에 다시 날개를 펴기 시작한 건 2010년쯤부터예요. 그런데 글로브는 이 선택에서도 자신들만의 기준을 부여했어요. 누구나 다 아는 대중적인 브랜드보단, 한 꼬집의 특별함이 있는 브랜드를 선택했거든요. 예를 들어 볼게요. 


2010년에 글로브는 ‘오베이’의 라이센스를 취득했어요. 오베이는 예술을 통해 세상에 메시지를 던지는 그래피티 아티스트 셰퍼드 페어리가 1989년에 창업한 패션 브랜드예요. 오베이의 티셔츠에는 늘 투박한 남성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데요. 프로레슬러 앙드레 더 자이언트의 얼굴이죠.



ⓒOBEY Clothing


페어리는 자이언트의 얼굴을 스텐실 형식으로 길거리 이곳저곳에 붙이고 다니다가, 저작권 문제로 얼굴의 일부분을 잘라 'OBEY'라는 문구와 함께 붙이기 시작했어요. ‘복종하고 따르다’라는 문구가 주는 압박과 불편함에서 사람들이 뭔가 느끼기를 바랐죠.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OBEY’를 반복적으로 마주치며 과연 자신을 무엇을 ‘따르고 있는지’ 자문하기를 바라면서요. 오베이는 정치사회적인 문제 제기와 패션 디자인을 융합하며 특정 팬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죠.


스투시는 1989년부터 글로브와 함께하고 있어요. 이제는 대중 브랜드의 반열에 들어섰지만 스투시가 80년대부터 이미 존재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수 있어요. 스투시의 출발이 의류가 아닌 서핑보드를 팔기 위한 홍보 수단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더더욱 없겠죠.



ⓒStüssy


80년대 서핑보드 제작자였던 숀 스투시는 자신이 만든 서핑보드에 이름을 휘갈겨 쓰고, 이 이름을 티셔츠에도 박아 팔았는데 해변가에서 대성공을 거뒀어요. 그 이후 사업은 궤도에 오르며 아티스트, 서핑보더들, DJ 등 비슷한 문화를 공유하는 인물들과 콜라보를 진행하게 되죠. 또 라스베이거스, 시애틀, 마드리드, 서울 등 15개 도시에 챕터 스토어를 두면서 각 도시의 개성이 드러나는 상품을 제작했고요. 스투시는 유행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요.


오베이와 스투시를 소개했지만 글로브 안에는 고유한 관점과 스토리를 가진, 몇십 년이 흘러도 유행에 휩쓸려 나가지 않는 라이센스 브랜드들이 더 많이 있어요. 그리고 이 브랜드들의 역사를 파헤치다보면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되죠. 창업가의 가치관이 보편의 정서로 연결된다는 점이에요. 글로브의 시작 역시 그랬던 것처럼 말이에요.


8개의 독점 브랜드와 라이센스 브랜드. 사업군은 넓어지고 있지만 이는 글로브를 날이 무딘 칼이 아니라, 더 고집스럽고 매력적인 브랜드로 만들어주고 있어요. 그 덕에 글로브는 한 우물에 갇히거나 반짝하고 사라지는 대신, 세상을 향한 스케이트보드의 바퀴를 더 빠르게 굴릴 수 있게 되었고요.



소년들의 꿈은 늙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글로브의 본질이자 영혼인 스케이트보드를 살펴보도록 할게요. 글로브는 자체 생산한 제품 외에도 ‘하드코어 디스트리뷰션’을 운영하고 있어요. 초기 스케이트보드만을 취급했던 하드코어의 유산을 이어오고 있는, 30개 이상의 주요 스케이트보드를 취급하는 글로브 산하의 유통 레이블이에요. 


그래서 기능도, 부품도, 디자인도 조금씩 다른 다양한 스케이트보드 제품을 갖추고 있는데요. 최근 글로브 제품군에 독특한 카테고리가 하나 더 생겼어요. 임스 부부가 1941년에 설립한 ‘임스 오피스’와 콜라보한 스케이트보드예요. 임스 부부는 합판 성형 기술을 통해 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곡선 디자인 의자를 창시한 미국 산업 디자인의 대표적인 디자이너예요.



ⓒglobe



ⓒglobe



ⓒglobe


이 협업을 통해 글로브의 스케이트보드엔 임스 부부의 상징적인 작품이 인쇄됐어요. 합판 가구 디자인에 영감을 준 구불구불한 나무 조각, 찰스 임스가 사용했던 태양광 장치, 모든 산업물의 원형을 제시하는 정사각형과 삼각형으로 구성된 작품 ‘토이’ 등 다채로운 패턴 아트가 장식됐죠. 글로브의 스케이트보드는 이제 탈 수 있는 예술 작품이 된 셈이에요. 


스케이트보드를 한단계 더 진화시킨 글로브에는 늘 스케이트보드 커뮤니티에 큰 의미를 남긴 브랜드라는 명성이 따라요. 왜일까요? 위기가 올 때마다 방향타를 잡아준 사업가적 판단력도 한몫하지만, 글로브의 아이덴티티와 비슷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 스포츠에 끼얹은 창의적 행보, 그리고 가장 중요한 스케이트보드에 대한 열정 때문이에요.



ⓒglobe


삼형제는 80년대부터 스케이트보드 전문 잡지를 발간하고, 두 권의 책을 썼어요. 책에 나온 설계 계획은 이후 10년 동안 호주 전역에 공공 스케이트 공원이 개발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죠. 그들의 열정은 수많은 스케이트와 서핑 영상 제작으로도 이어졌어요. 호주의 스케이드보드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틱택’이 전국 텔레비전에 방영됐고, 서핑 영화 ‘이어 제로’, ‘스트레인지 럼블링 인 샹그릴라’는 각각 2011년과 2014년 올해의 서퍼 폴 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삼형제는 사업가지만, 동시에 호주의 보드 스포츠 산업 전반을 성장시킨 촉매제였어요. 



ⓒglobe


스케이트보드는 항상 그들의 첫사랑이었어요. 그리고 이들의 열정은 지금도 여전히, 10대에 머물러 있죠. 그렇게 세월의 힘에 약해지는 법 없이 70년대 호주 멜버른의 길거리를 서성거리고 있어요. 그들의 열정이 꺼지지 않는 한, 글로브 역시 쉽게 무너지지 않을 거예요.




Reference

 글로브 공식 웹사이트

 스케이트보드① 거리에서 태어났다…더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이은경의 삼위일체

 Globe History, Mastersh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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