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오늘 뭐 하지?”라는 물음에 답하는 ‘가족 경험’ 스토어

캠프

2024.05.08

디지털 시대, 오프라인 장난감 가게는 경쟁력이 있을까요? 2017년, 이미 우리는 오프라인 장난감 매장의 대명사 격이었던 토이저러스의 파산을 목격했어요. 토이저러스의 사례에서 우리는 오프라인 장난감 비즈니스의 판도가 제대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었어요. 장난감은 이제 온라인 게임, 유튜브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된 거죠. 오프라인 매장은 아마존과 경쟁해야 하고요.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토이저러스의 몰락에서 장난감 비즈니스의 새 기회를 발견한 브랜드가 있어요. 2018년, 뉴욕 5번가에 첫 매장을 연 ‘캠프(CAMP)’예요. 대규모 오프라인 플레이어가 사라진 자리에, 새로운 오프라인 플레이어의 새로운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리고 그 빈 자리를 캠프가 채웠어요.


캠프는 온라인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제품과 서비스를 갖췄어요. 동시에 사라지지 않을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며 자기만의 정체성을 갖췄죠. 캠프는 과연, 어떤 경쟁력으로 디지털 시대에 살아 남는 오프라인 장난감 매장이 될 수 있었을까요?


캠프 미리보기

 지는 해 속에서 찾은 뜨는 기회

 #1.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판다

 #2. 잘 키운 오프라인 존재감, 스폰서십의 무기가 되다

 #3.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의 감각을 유지한다

 그럼에도 우리 동네 최애 장난감 가게를 꿈꾼다




‘세계 최대 완구 회사’하면 아직도 떠오르는 회사가 있어요. 2017년, 창립 60주년이 되던 해에 파산 보호 신청를 신청해 전 세계적인 충격을 줬던 ‘토이저러스(ToysRus)’예요. 토이저러스는 전 세계 약 250여개 국가, 약 1,7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였죠. 그런 토이저러스가 하루 아침에 파산 보호 신청을 한 거예요.


토이저러스가 몰락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크게 3가지가 손꼽혀요. 하나는 월마트, 타깃 등 대형 마트들이 장난감 할인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에요. 또 하나는 온라인 게임, 스마트폰 게임 등의 등장으로 장난감 자체의 대체재가 많이 생겨났기 때문이고요.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바로 아마존의 등장이자 아마존과의 독점 계약이었어요.


토이저러스는 2000년대 들어 맞닥뜨린 위기 앞에 수차례 재기를 노렸어요. 그럼에도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던 토이저러스는 쇼핑 패턴과 소비자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최악의 수를 두게 되는데요. 바로 아마존이 향후 10년간 독점적으로 토이저러스 장난감을 팔 수 있도록 계약을 맺은 거예요. 그 대가로 토이저러스는 1년에 5천만 달러(약 680억원)와 매출 일부를 아마존에 지급했어요.


계약의 내용은 아마존에 토이저러스 온라인 매장을 열고, 여기에서만 토이저러스 제품을 파는 계약이었어요. 실제로 토이저러스의 온라인 자사몰로 유입된 고객들을 아마존 내 토이저러스로 안내했죠. 당시 토이저러스는 자사 온라인몰이 아마존과 경쟁하기에는 턱없이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 아마존을 등에 없고 온라인 판매 매출을 키우고자 했던 결정이었어요.


하지만 이후 아마존에 다른 완구 업체들이 아마존에 입점하면서 아마존은 오히려 토이저러스의 가장 큰 경쟁자가 되었어요. 게다가 토이저러스의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한 고객들이 구경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하고, 구매는 아마존에서 하는 최악의 소비 패턴이 자리 잡기 시작한 거예요. 토이저러스의 매장이 쇼루밍(Showrooming)의 온상이 되어 버린 거죠.


그렇게 지지 않을 것 같았던 장난감 왕국인 토이저러스는 파산 보호 신청에 이어 미국 내 모든 매장을 폐점, 수만 명의 직원 해고, 해외 사업 철수의 길에 접어 들었어요. 이후 토이저러스는 브랜드명만 겨우 유지한 채 몇몇 국가들에서 사업을 이어 나가고 있죠.



지는 해 속에서 찾은 뜨는 기회


그런데 정말, 물리적 장난감, 그리고 오프라인 장난감 매장의 시대는 지나버린 걸까요? 2018년, 모두가 지는 해라 여겼던 오프라인 장난감 산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승승장구하는 브랜드가 있어요. 벤 코프먼(Ben Kaufman)과 그의 아내 니키 코프먼(Nikki Kaufman)이 창업한 장난감 가게, ‘캠프(CAMP)’가 그 주인공이에요.


실제로 벤 고프먼은 토이저러스가 파산한 무렵, 역설적으로 장난감 비즈니스의 기회를 발견했어요. 오히려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하는 장난감 소매업에 빈자리가 있다고 느꼈죠. 특히 당시 두 살짜리 아이를 키우던 코프먼 부부는 쉬는 날이면 ‘대체 오늘은 아이랑 또 무얼 하며 놀아야 하나’가 고민이었어요. 도시에 사는 부모라면 한 번쯤은 골머리 앓았을 질문이죠. 도시에는 생각보다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코프먼은 시장의 빈자리와 개인적인 문제를, 장난감 가게에 경험 요소를 더하는 방식으로 풀 수 있겠다고 생각한 거예요.


“맨해튼 중심에 살면 아이들과 할 일이 넘쳐날 것 같지만, 실제론 놀랄 만큼 할 거리가 없어요. 우리는 가족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놀고, 함께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 벤 코프먼, 포브스


캠프는 겉에서 보면 여느 장난감 소매점과 다를 바 없어 보여요. 짙은 원목 컬러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어지는 원목 바닥과 벽이 따뜻한 느낌을 자아내요. 매대엔 다양한 취향과 연령대의 아이들을 사로잡을 장난감, 책 등이 알록달록하게 진열되어 있죠.


ⓒCAMP


캠프의 경쟁력이 시작되는 건 매장 안에 숨겨진 매직 도어 너머의 4,500피트(약 126평) 규모의 플레이 그라운드예요. 숨은 문을 밀면, 마치 판타지 영화 속에 들어온 것처럼 시공간이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죠. 장난감 편집숍을 넘어 몰입형 경험 공간을 지향하는, ‘가족 경험 스토어’가 된 캠프의 매력을 함께 살펴 볼게요.



#1.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판다


캠프는 2024년 5월 기준 현재, 뉴욕 뿐만 아니라 보스턴, 시카고, LA 등 미국 주요 도시에 총 9개의 캠프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포브스는 캠프의 한 해 매출을 약 5천만 달러(약 682억원) 정도로 추정하고요. 어떤 장난감 가게를 운영하고 있길래 6년 만에 미국의 주요 도시로 진출, 수백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을까요?


캠프는 장난감 매장이지만, 사실 매출에서 장난감 판매가 차지하는 비율이 30%도 되지 않아요. 캠프는 장난감 자체보다는 ‘오프라인 경험’을 팔거든요. 그래서 장난감 판매 외에도 경험 티켓 판매와 브랜드 스폰서십이 매출의 나머지 70%를 채워요. 이게 바로 다른 장난감 소매점과의 가장 큰 차이에요.만약 캠프가 장난감 판매에만 수익을 의존했다면, 살아 남기 쉽지 않았을 거예요. 그래서 캠프는 ‘경험’으로 차별성을 만들어요.


그런데, 팔리는 경험이란 모든 소매 브랜드가 제공하고 싶어 하지만, 쉽게 성취하지 못하는 거 아닌가요? 캠프에서 제공하는 경험은 대체 뭐가 다른 걸까요?


가장 대표적인 건, 매직 도어를 열고 들어가면 나오는 ‘몰입형 테마 공간’이에요. 캠프의 모든 매장엔 이 매직 도어가 숨겨져 있어요. 벽처럼 보이는 선반을 밀면, 문처럼 열려요. 문 너머엔 미끄럼틀, 자동차 트렁크, 트램펄린 같은 놀이기구가 가득해요. 벽면에선 알록달록한 미디어가 끝없이 재생되고, 여기에 현란한 조명과 끝없이 흐르는 노래가 더해지죠. 함께 뛰어놀며 프로그램을 이끄는 직원들도 있어요. 이 모든 총합이 아이들을 상상 속 놀이 공간으로 데려가요.


ⓒCAMP


놀이 공간의 테마는 2~3달 주기로 싹 바뀌어요. 2024년 5월 기준, 뉴욕 5번가 매장의 테마는 영화 <트롤>이에요. 트롤 영화 속에서 갓 튀어나온 것 같은 컬러풀한 마을과 섬, 숲이 실감 나게 꾸며져 있죠. 아이들은 이 공간에서 한 시간 동안 잘 짜인 프로그램에 따라 비밀 통로를 기어가고, 트롤팝 콘서트에 참여해 춤추고 노래 부르며 뛰어놀아요. 마치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만끽하는 거예요. 아이들이 한 시간 흠뻑 빠져 놀 수 있는 테마 티켓 가격은 평일 1인 39달러(약 5만3천원), 주말 48달러(약 6만5천원)예요.


ⓒCAMP


ⓒCAMP


“캠프를 정말 특별하게 하는 건, 매번 바뀌는 테마예요. 우리는 그 공간에서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가 상품으로 판매되죠. 이 공간은 숨겨진 미끄럼틀, 디스코, 퍼즐로 가득한 인터랙티브 놀이 공간입니다.”

- 벤 코프먼, 퓨처 오브 스토리텔링에서


테마는 디즈니 등의 외부 브랜드와 협업하기도 하고, 캠프에서 자체 제작하기도 해요. 전 세계 미식을 즐기는 테마의 쿠킹캠프, 전 세계를 여행하는 트래블 캠프 등이 있어요. 완성도 높은 경험을 자체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건, 캠프 내에 ‘경험’을 설계하는 게 직무인 최고 경험 책임자(Chief Experience Officer)를 필두로 경험을 기획하는 팀이 있기 때문이에요.


테마 안에서 아이를 위한 생일 파티를 열어줄 수도 있어요. 뉴욕 5번가 매장 기준 90분 생일 파티를 꾸리는 비용은 1,400~1,900달러(약 190만~260만원)예요. 이 외에도 엄마와 함께하는 요가, 슬라임 클래스, 쿠키 꾸미기 등의 스튜디오 수업도 제공해요. 프로그램과 가격은 지점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1시간 수업에 40~50달러(약 5만4천~6만8천원) 선이에요.


캠프가 매장에서 이렇게까지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려고 하는 건, 그것만이 캠프를 ‘다르게’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사람들에게 집을 나설 이유를 줘야 해요. 사고 싶은 게 확실히 있는 경우라면, 고객은 온라인에서 구매할 겁니다. 그러니 리테일의 역할은 목적지, 해볼 만한 일, 활동 그 자체가 되어야 합니다. 캠프는 그 둘을 합친 거죠. 매장에서 쇼핑할 편리성과 함께 뭔가 할 만한 일, 즐거운 일을 제공합니다. 저는 이게 미래 리테일이 가야 할 방향이라고 믿습니다.”

- 벤 코프먼, 퓨처 오브 스토리텔링에서


캠프에서 판매하는 경험의 가격대는 결코 저렴하지는 않아요. 캠프는 재방문과 매장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주로 구매력 있는 젊은 가족이 밀집된 지역에 매장을 내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공개된 입점 기준은 없지만, 뉴욕 5번가부터 시카고의 노스 애비뉴까지 주요 도시 내에서도 부촌으로 알려진 곳에 매장을 열고 있죠. 코프먼은 그 덕에 고객의 절반이 한 달에 한 번씩은 재방문하고 있다고 말해요.



#2. 잘 키운 오프라인 존재감, 스폰서십의 무기가 되다


캠프의 또 다른 수익원은 브랜드 협업이에요. 디즈니 <엔칸토>, 드림워크스의 <트롤> 등 미국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협업해 매장의 테마 공간을 꾸미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요.


타 브랜드와 협업할 때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만들어 온오프라인에서 함께 판매하죠. 예를 들면, 트롤과의 협업에선 트롤X캠프 상품으로 반짝이 펜부터 머리띠, 반소매 티셔츠 등을 판매하는 식이에요.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 이외에도 ‘나이키’, ‘H&M’ 등 다소 접점이 없어 보이는 브랜드와도 협업해요. 삶의 다양한 구석에서 캠프라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고 시도하는 거죠. 2022년엔 LA에서 나이키 키즈 캠프 컬렉션을 선보였어요. 캠프는 나이키와 함께 스포츠를 테마로 다양한 게임을 하며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죠.




H&M과 컬래버레이션으로 만든 The Style Cabin ⓒCAMP


H&M과 컬래버레이션으로 만든 The Upcycler ⓒCAMP


이런 협업을 통해 캠프는 이미 유명한 브랜드의 홍보 채널에 자연스레 이름을 올리고 인지도를 높여요. 거기에 경험과 상품을 만들고 티켓과 물건을 팔아 매출을 올리죠. 캠프 입장에선 얻는 게 확실해 보여요.


그렇다면 디즈니나 나이키 같은 큰 기업은 굳이 왜 이제 갓 5년을 넘긴 캠프와 손을 잡는 걸까요? 캠프의 접근성 좋은 ‘놀이 공간’에서 회사의 미션과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스토리텔링은 우리 일의 중심이에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혁신적이고 몰입적인 리테일 경험을 제공하는 캠프와 협업함으로써 디즈니의 사랑스러운 이야기에 새로운 관객을 끌어올 수 있죠.”

- 나빈 세샤드리(Naveen Seshadri) 디즈니 글로벌 리테일 부사장, 블루룹


“스포츠와 운동의 챔피언으로서 나이키는 모든 어린이가 놀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첫걸음마부터 운동까지 어린이들이 계속 움직이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 캠프와의 협업을 통해 다음 세대를 위한 스포츠의 영역을 확장하려고 해요.”

- 카리 코너(Karie Conner) NA VP & GM of 나이키 키즈, 라이센스 글로벌


최근 화제가 된 건 캠프가 전 세계 호텔 체인 메리어트 리조트와 협업한다는 소식이에요. 근래 호텔 체인들은 숙박 비용에 식사, 음료, 활동 등이 모두 포함된 올인클루시브 사업을 키우려는 경향이 있어요. 지난 몇 년에 걸쳐 메리어트도 카리브해와 남미 지역에 31개의 올인클루시브 리조트를 열었죠. 그 지점들에 키즈클럽을 만들기 위해 캠프와 손잡은 거예요. 캠프는 매리어트 키즈클럽의 건축가 역할을 맡아 실내 디자인에 참여하고, 프로그램 운영 노하우와 스케줄을 공유할 예정이에요.


매리어트는 캠프를 ‘장난감 가게 체인점 산업을 흔들고 있는 존재’라고 판단해 협업 파트너로 선정했다고 말해요. 토이저러스나 레고처럼 규모가 큰 기업은 아니지만, 아는 사람들은 알아보는 캠프의 정체성이 매리어트 브랜드 이미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 판단한 거 아닐까요?


“절대적인 양으로만 보면, 우리는 장난감 시장에서 판도를 바꾸는 존재는 아닙니다. 아직은, 매장 수가 많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취향을 만드는 것, 그리고 ‘이거 멋진데?’라는 인상을 남기는 측면에서는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생각해요.”

- 벤 코프먼, CNBC에서



#3.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의 감각을 유지한다


캠프는 첫 번째 매장을 뉴욕 5번가에 열고, 이후 1년 만에 매장을 4곳이나 추가로 열었어요. 당시 5개 매장의 월 평균 방문객 수는 5만 명 수준이었죠. 그야말로 승승장구였어요. 2020년 3월 팬더믹으로 전 매장의 문을 닫게 되기 전까지는요. 팬더믹은 공간을 기반으로 아이들에게 놀이 경험을 제공하며 장난감을 팔던 가게에 큰 위기였어요. 캠프는 천천히 준비 중이던 온라인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었죠.


캠프 온라인 진출 전략의 핵심은 ‘오프라인의 감각(Feel)’을 유지하는 거예요.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요? 가상 화이트 엘리펀트 선물 교환 서비스를 예로 들어 볼게요. 가족이나 친구들이 캠프 웹사이트에 그룹으로 모여요. 화상으로 서로 얼굴을 보며 온라인 샵에서 구매한 선물을 주고받아요. 최종적으로 선물을 받는 사람이 확정되면, 캠프가 장난감을 배송해 줘요. 함께 모여 웃고, 시간을 보내며 선물을 교환하는 기분이 마치 캠프 매장에서 시간 보내는 느껴지도록 한 거예요. 프로그램을 열고 첫 열흘간, 약 2만5천명이 참여했어요. 이 기간 캠프는 100만 달러(약 13억6천만원)의 매출을 올렸고요.


“사람들은 캠프에 쇼핑하러 오는 게 아니라, 경험하러 오는 거잖아요. 우리는 아마존이나 월마트에서도 살 수 있는 바비를 팔려는 게 아니에요. 우리는 캠프 매장에서의 실제 경험과 같은 결의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 벤 코프먼, 디지데이


캠프 온라인 샵의 또 다른 특징은 선물 가게(Present Shop)예요. 평면적이고 일방적인 온라인 쇼핑과 달라요. 캠프 선물 가게에서 아이들은 직접 선물의 예산, 선물을 받을 사람의 나이와 취향 같은 정보를 입력해요. 선물을 받는 사람이 창의적인지, 활동적인 편인지, 상상력이 풍부한 편인지 같은 정보까지요. 그럼 캠프 선물 가게의 알고리즘이 마땅한 선물을 추천해 줘요. 마치 매장에서 친구 선물을 고를 때, 점원과 대화하듯 장난감 쇼핑을 경험하는 거예요. 코프먼은 온라인에서의 즐거운 고객 경험이 매장 방문으로 이어질 거라고 믿어요.


“(선물 가게 서비스는) 우리가 어렸을 때, 20달러짜리 지폐 한 장을 들고 매장을 거닐면서, 나를 위한, 또는 엄마나 아빠나 누나를 위한 선물을 고르던 그 감정을 재현하고 있어요.”

- 벤 코프먼, CNBC


“우리는 캠프를 리테일 미디어 회사라고 불러요. 미디어 회사는 충성심을 만들고, 충성심은 거래로 이어지기 마련이죠.”

- 벤 코프먼, 디지데이


캠프의 고객들이 캠프를 지지하는 힘은 대단해요. 캠프가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을 때 캠프를 도와준 건 다름 아닌 캠프의 고객들이었어요. 2023년 3월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사태를 기억하시나요? 당시 캠프도 SVB에 맡겨둔 회사 보유 현금을 꺼내지 못해 위험한 상태였어요.


코프먼은 캠프 고객 전체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내 이 위기를 극복했어요. 고객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비즈니스를 계속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투명하게 썼어요. 주말 동안 온라인 샵에서 할인 코드 ‘BANKRUN’을 입력하면, 모든 구매의 40%를 할인해 주겠다고 했죠. 메일 발송 48시간 만에 캠프는 한 달 매출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해요. 코프먼은 이 경험을 통해 ‘우리 고객들이 우리 뒤를 지켜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어요. 물론 큰 폭의 할인율이 고객들의 지갑을 열기도 했겠지만, 무엇보다 캠프와 고객 간의 유대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그 이메일은) 도움을 요청하는 비명 같은 거였어요. 우리는 우리가 주말을 잘 지나 보낼 수 있게 우리를 지지해 줄 충성스러운 고객층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 벤 코프먼, 포브스



그럼에도 우리 동네 최애 장난감 가게를 꿈꾼다


캠프는 도시 중심에 아이들이 온전히 몰입해 뛰어놀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경험을 판매하는 회사예요. 주기적으로 경험 테마를 바꿔, 동네에 사는 가족들이 방문을 거듭해도 지겨움이 아닌 새로움을 느낄 수 있게 하죠.


오프라인 경험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창업자 벤 코프먼은 역설적으로 온라인 미디어 버즈피드(Buzzfeed) 출신이에요. 그는 버즈피드에서 CMO로 일하며 무수히 많은 온라인 브랜드가 오프라인 존재감을 확보하기 위해 큰 돈을 쓰는 것을, 그런데도 목표를 이루지 못해 분투하는 것을 목격했죠. 그 과정에서 코프먼은 오프라인에서 브랜드의 존재감을 얻는 게 더 어려운 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자신의 사업은 어려운 것부터 시작하자고 마음을 먹었죠. 오프라인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만들면, 온라인은 도리어 쉽다고 생각한 거예요.


그래서 캠프는 온라인 매출이 아무리 좋아도, 여전히 미국 아이들의 동네 최애 장난감 가게가 되고 싶어요.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잠깐, 주말엔 가족과 함께 들르는 장소가 되길 바라죠.


“캠프 매장이 모든 동네에 하나씩 있어야 해요. 우리는 사람들이 어린 시절을 보낸 장소가 되기를 꿈꿉니다.”

- 벤 코프먼, 포브스


오프라인에서 만든 단단한 존재감은 그 자체만으로도 메인 상품이 되지만, 캠프가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발판이 되기도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캠프는 무대가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판매하는 것이 경험이든 제품이든, 아이들의 꿈과 함께 계속 성장할 거예요. 그러다 보면 어느 날, 다 자란 아이들이 어린 시절을 추억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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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캠프 홈페이지

Toy retailer Camp takes over former Toys R Us store as it puts experiences to the test this holiday season

A New Toy Story: Inside the CAMP Game Plan

Marriott resorts turns to a tiny toy retailer to keep kids happy during vacations, Forbes

‘A retail media company’: How CAMP wants its online content to eventually drive customers back to stores

Toy Retailer Rolls Out Online Shopping for Kids as Young as 3

Toy store startup Camp is investing in digital content to stay afloat

This Toy Store Invites Children to Play. But Will It Sell Anything?

Youtube “Camp 2020”

The new toy store experience

‘Family experience’ retailer Camp opens in Old Town

CAMP wants to patent e-commerce for kids with its new Present Shop

Q&A with Experiential Retail Entrepreneur Ben Kaufman

Visit an abandoned shipwreck

CAMP, Nike Team Up for Interactive Kids Experience

Nikki Kaufman, Co-Founder of CAMP

How CAMP CEO Ben Kaufman Turned SVB’s Collapse Into A Brand-Building Experience

Camp Wants To Be America’s Favorite Place For Toys. Selling Them Is Secondary

The Motherload Of Collaborations: Experiential Retailer Camp Hooks Up With Dis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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